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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무구, 홉(10월 4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4. 10. 4. 09:22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이름 : 홉

학명 : Humulus lupulus

꽃말 : '순진무구'

꽃 운세 : 때 묻지 않은 동심이 남아있는 당신은 때때로 장난이 지나쳐서 인간관계를 망치는 실수도 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순진함은 아무것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입니다.

그 매력을 가꾼다면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10월 4일의 탄생화는 호프 덩굴입니다.

호프 덩굴은 율초라고도 하는데,

장미목 삼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우리에게는 맥주를 주조할 때 쓰이는 재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호프덩굴은 심은 지 2년 정도 되면 높이가 2m  이상 자라는데,

완전히 다 크면 5~15m까지 자랍니다.

단,

덩굴성 식물이기 때문에 줄기의 지름은 4~8cm 정도로 작습니다.

호프 덩굴의 잎은 마주나며 3~4갈래로 갈라져 있으며,

잎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입니다.

 

호프 덩굴에서는 황록색 꽃이 피는데,

수꽃은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쓰지 않고,

암꽃만을 맥주의 원료로 씁니다.

호프 덩굴의 꽃의 길이는 3~10cm 정도로서,

솔방울처럼 생겼는데 꽃잎은 얇습니다.

암꽃은 10~20개가 모여서 뭉치 꽃으로 핍니다.

 

이 뭉치 꽃의 내포 밑 부분에는 황금색의 알갱이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주조할 때 쓰이는 루플린, 혹은 홉 가루입니다.

이 홉 가루는 잡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맥주에 특유의 씁쓸한 맛과 향을 불어넣기 때문에,

맥주 주조에 있어서 핵심이 되는 원료가 됩니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홉을 넣어서 맥주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요?

이에 대해서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홉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처음 발견된 것은 9세기입니다.

중세시대 독일의 학자이자 수녀 힐데가르드는 당시에 알려져 있었던 지식을 집대성하여 기록으로 남겼는데,

여기에 홉 가루를 써서 맥주를 주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이지요.

 

현대적인 품종 개량은 1919년 영국 켄트 지방에서 어니스트 새먼이,

'양조장의 황금(Brewer's Gold)'이라고 이름 붙인 품종을 만든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이후 수십 종의 상업용 품종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오늘날에 이르게 됩니다.

 

호프 덩굴은 가장 많이 재배하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세계 최대 재배지는 해마다 약 47,000톤을 생산하는 미국이며,

이 뒤를 독일이 약 46,800톤으로 가깝게 추격하고 있습니다.

3등은 중국인데 한 해 생산량이 7,000톤에 불과한 것을 보면,

미국과 독일의 맥주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호프 덩굴은 생명력이 강해서 쑥쑥 잘 자라지만,

유독 더위에 약해 여름에 20도가 넘는 곳에서는 잘 자라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1980년대까지 강원도 등 고랭지에서 호프 덩굴을 재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수입 홉에 밀려 거의 단절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맥주를 만들 때 말리고 파쇄해서 팔레트 형태로 만든 호프를 들여오는데,

이는 한번 가공을 한 것이어서 호프 특유의 향이 많이 날아간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맥주 맛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서,

수제 맥주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요즘에는,

국내에서 다시 호프덩굴을 기르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이,

세계 호프 덩굴의 생산량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고랭지가 많아 호프덩굴 재배에,

우리보다 더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은 맥주를 잘 마시지 않아서,

이렇게 생산된 호프는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된다고 합니다.

 

10월 4일은 호프 덩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천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인류와 함께해 오면서 맛있는 맥주를 선물해 준 식물 호프 덩굴,

애주가들에게는 가장 고마운 식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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