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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숙녀 나무수국 이야기

Guanah·Hugo 2023. 7. 21. 01:29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지루한 장마철이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 내내 바라만 보아도 청량감을 전해주는 '수국'과 '나무수국'.

청초함과 풍만함을 겸비한 숙녀의 이미지라고 할까...

여하튼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둘은 알려진 대로 '산수국'을 개량한 것이다.

외모가 보잘것이 없는 참꽃은 희생시키고 헛꽃만 피도록 개량한 것이다.

 

< 나무수국 vs. 큰나무수국 >

 

사촌간이기는 하지만 수국과 나무수국은 외양부터가 서로 사뭇 다른데,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개화습성이다.

수국은 전년도 가지에서 새로 돋아난 가지의 두 번째 마디 끝에서 꽃이 피지만,

나무수국은 당년 봄에 새로 돋아난 가지 끝에 꽃송이가 달린다.

때문에 수형을 다듬거나 더 풍성한 개화를 유도하기 위한 가지치기 방법이 다르다.

수국은 꽃이 지고 나서 곧장 해주어야 하지만,

나무수국의 경우는 늦가을이나 이름봄에 해주어야 한다.

 

< 나무수국의 겨울 모습 / 이른 봄 모습 >

 

식물이 꽃을 피우게 되는 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자.

꽃이 피려면 먼저 꽃눈이 생겨야 한다.

꽃눈이란 잎이 될 잎눈이 어떤 요인들에 의해 변화된 것이다.

다시 말해 식물 몸체의 특정 부위가 덩치를 키우는 영양 성장을 멈추고 자손 번식을 위한 생식생장을 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 아나벨 >

 

꽃눈의 생성을 어려운 전문용어로는 "화아분화(花芽分化)"라고 한다.

화아분화의 필요충분조건들을 중요도 순서대로 열거하면,

" 온도 - 일장(日長, 낮의 길이) - 광량(光量, 빛의 세기)"이다.

여기에다 광합성과 수분공급 상황에 따른 조직 내 탄소 / 질소 (C / N) 비율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온도의 경우는 특히 일정기간의 "상대적 저온기"를 겪어야 하며,

낮의 길이가 밤보다 길거나,

반대로 짧거나,

아니면 무관하거나의 조건은 식물에 따라 다르다.

빛의 세기도 식물별로 다르지만 최소한의 수준은 충족되어야 한다.

 

< 라임라이트 >

 

이처럼 복잡한 요건들이 작용해 꽃눈이 생기고 꽃이 피기 때문에,

"우리 집 화초는 왜 꽃이 피지 않지? 잎은 무성한데..."라는 질문에 족집개 진단과 처방을 내릴 수 있는 화타명의는 세상천지에 없다.

그래서 뭉떵거려 말한다.

"식물에게 시련을 주면 자신이 죽을 것을 예감하고 서둘러 자손을 남기려고 꽃을 피울 겁니다"는 이리송한 처방전으로 때우는 것이다.

그런데 "시련"을 주라는 말을 따지고 보면 위에서 언급한 화아분화(花芽分化)의 조건을 일시적으로 거꾸로 맞추어 주는 것에 해당한다.

빛을 차단하거나,

빛을 더 쬐어 주거나,

물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더 추운 곳이나 따뜻한 곳으로 옮겨주거나... 등이다.

 

< 바닐라프레이즈 >

 

골치 아픈 이야기는 이쯤으로 줄이고 오늘의 본론인 나무수국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수국 못지않게 나무수국도 품종이 다양한데,

주로 미국과 유럽에서 개량되었다.

나무수국 품종을 대별하는 특성으로는 

1) 키다리냐 난쟁이냐,

2) 꽃모양이 원추형이냐 공모양이냐,

3) 목질화된 줄기가 뻣뻣하냐 물렁하냐를

들 수 있다.

 

< 외래종 나무수국 품종들 >

 

수국처럼 나무수국 역시 꽃잎의 색깔이 변하기는 한다.

연녹색으로 피어 점차 흰색으로 바뀌다가 꽃이 지는 무렵이면 연핑크색으로 바뀌는데 색상병화가 눈에 확 띄지는 않는다.

그리고 수국과는 달리 꽃잎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마른 채로 매달려 겨울을 나기 때문에 황량한 겨울정원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준다.

 

< 나무수국 품종들 >

나무수국 : 참꽃과 허꽃

큰나무수국 : 허꽃만 있음

외래종 (아나벨, 라임라이트, 바닐라프레이즈, 다이아몬드루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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