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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절굿대 리아트리스 이야기

Guanah·Hugo 2023. 7. 23. 06:27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여름 밤하늘에 솟구쳐 오르는 폭죽(Soaring Firecracker),

거꾸로 세워놓고 보면 무수히 떨어지는 별똥별(Blazing Star),

또 어찌 보면 남자동성애자(Gay)들이 즐겨하는 깃털 장식을 연상시킨다 하여,

"Gayfeather"라는 얄궂은 별명을 가진 꽃.

리아트리스(Liatris) 일명 "꽃절굿대" 이야기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작은 꽃들이 수직으로 매달려 피는 리아트리스는 특이하게도 꽃대의 꼭대기에서 먼저 시작해서 아래로 향해 차례로 개화한다.

이름하여 "유한(有限) 꽃차례"이다.

꼬리풀이나 까치수염 등의 경우처럼 모양이 비슷한 대부분의 꽃들은 아래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면서 개화하는 소위 "무한(無限) 꽃차례"이다.

이에 반해 리아트리스는 일단 꽃대의 성장을 끝내고 나서 아래쪽으로 새로운 곁눈이 생기며 작은 꽃송이들이 뭉쳐 달린다.

 

꽃공부를 하려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게 되는 전문용어가 있다.

꽃이 피는 모양을 설명하는 "화서(花序, 꽃차례)"가 그것이다.

그런데 꽃차례의 유형을 분류하는 용어가 너무 어려워 도무지 머릿속에 입력이 되지 않는다.

두상화서, 총상화서, 수상화서, 육수화서, 취산화서, 산방화서, 산형화서...

" 헐!

머리에 총상을 입고,

물 위에서 육수를 마시다가,

취해서 산으로 가는...?"

뭐 그런 뜻인가 하며 헤매다가 결국은 열받아 집어치우고 포기해 버리게 된다.

 

알고 보니 일제강점기에 조선의 수탈을 위해 동원되었던 일본인 어용학자들이 사용했던 한자투성이의 용어들을 국가생물정보 DB는 물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아도 수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하나같이 서로서로 베껴서 단순 열거만 하고 있다.

읽어도 읽어도 도무지 무슨 말인 지가 아리송한 내용들 뿐이다.

이런 황당무계한 용어들을 요즘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찌감치 일본식 용어인 산형화서(傘形花序)를 "우산모양꽃차례",

산방화서(繖房花序)를 "고른 살우산모양꽃차례"라는 쉽고 재치 있는 우리말로 고쳐 부르고 있는 북한의 사례를 알고 나서는 더 민망해진다.

 

< 솟구쳐 오르는 폭죽과 리아트리스 >

 

다시 화제를 리아트리스로 돌려 보자.

뜻밖에도 엉겅퀴가 그러하듯이 리아트리스도 국화과 집안이다.

실제로 꽃모양을 자세히 뜯어보면 설상화 - 관상화 - 화관으로 특징지어지는 국화과의 진화된 꽃구조를 모두 갖추고 있다.

추위에 강해 전국 어디서든 노지월동하며,

씨앗은 물론 덩이뿌리(괴근)로도 번식한다.

건조하든 습하든 척박하든 바닷가든 토양을 가리지 않고 잘 적응하지만 그늘에는 약한 편이다.

몸매가 호리호리하기 때문에 여러 포기를 모아심기 해야 볼륨감 있는 멋진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 거꾸로 본 리아트리스와 별똥별 >

 

리아트리스는 한자리에서 계속 기르게 되면 덩이뿌리가 엉키고 설키고 해서 수명이 단축되기도 하고,

잔 줄기가 어지럽게 올라오기도 해서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2 ~ 3년에 한 번씩 뿌리나누기를 해주어 튼실한 줄기가 올라오도록 유도하면 수형이 반듯해진다.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덩이뿌리를 캐내어 촉이 하나 이상이 포함되도록 잘 드는 칼로 나누어 심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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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아트리스의 꽃 - 씨앗 - 뿌리 모양 >

 

 

 

< 꽃차례(화서)의 유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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