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7고수회 회원 일상(日常) 회상(回想)(2014. 08. 11.) 본문
출처 : 7고수회 | BAND
20140811월
모처럼 맑은 날씨에 온 세상은 매미 울음소리 천국이다.
그동안 태풍의 기세에 참았던 소리를 온 뱃심을 다해 뱉어낸다.
입추를 지났건만 여름을 차마 떨칠 수 없다.
애써 여름을 더 즐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리라..
여기 '한여름의 매미소리' 시 한 편을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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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매미소리/ 이인숙
입추도 지났고, 말복도 넘어갔고, 이제 막바지 여름이 끝날동안 따갑디 따가운 햇볕이 모든 곡식과 열매를 맺는 것들에게
어서어서 튼실한 결실을 서두르라고 하는 것 같다.
온 세상이 매미의 세상인양 사방에서 매미가 노래한다.
매미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어릴 적 마루에 앉아 엄마가 쪄주신 옥수수와 감자를 먹던 기억이 난다. 어려서 그렇게 들렸는지 지금의 매미소리보다 더 시끄럽게 들렸던 것 같다.
마당의 빨랫줄엔 고추잠자리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고,
대문옆 그늘 시원한 흙바닥에선 누렁이라고 불리는 개가 세상 편하게 늘어져 하품하며 자던 모습들이 떠오른다.
그러다 그 시끄러운 매미들에게 남동생이 소리를 한 번 꽥 지르면 아주 잠시동안 매미소리가 뚝! 그치고,
잠자던 누렁이는 놀랄 것도 없다는 듯 한쪽귀만 씰룩 마루 쪽을 향하고는 이내 다시 눈을 감고,
한동안 앉아 있던 고추잠자리가 어디론가 휭~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이내 매미소리는 다시 한여름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바람 한 점 없는 오늘, 집 앞 감나무에선 그 옛날 그때처럼 매미가 맴맴 거리고,
아이들은 입이 궁금하여 다람쥐같이 냉장고를 번갈아 오고 가며 아이스크림을 꺼내 먹고 어렵게 원고를 마감시킨 남편은 오랜만에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자료를 정리한다.
그러다 어떤 찰나의 정적이 찾아오면 나는 일어나 얼음을 꺼내 입에 물고,
아이들에게 책상 정리 하라고 쓸데없는 잔소리 한 번 하고 다시 지루한 한여름 속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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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울음소리는 90dB를 훨씬 넘는다.
확성기 소리가 80dB인 점을 감안하면 소리의 강도가 귀를 막아야 할 판이다.
하지만 아직 소음이라고만 치부하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그 소리에 고향의 어린 시절 향수가 스며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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