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 觀我 Story

자연미, 꽈리(12월 29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반려伴侶Companion Story

자연미, 꽈리(12월 29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3. 12. 29. 08:09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꽈리

학명 : Physalis alkekengi

꽃말 : '자연미'

꽃 운세 : 고독을 사랑하는 당신은 언제나 자유에 목말라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쉽게 피로함을 느끼기에,

자연의 적막한 아름다움에 동경을 품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는 자유를 구속하는 사슬이 될 수도 있지만,

든든한 생명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고독이 외로움으로 변하고 자유가 방종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12월 29일 탄생화는 꽈리입니다.

꽈리는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꽈리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생육이 빨라 파종 그해부터 꽃이 피고 열매를 맺습니다.

여름철 꽃이 피고 난 뒤 생기는 열매가 독특하게 생겨서 인기가 많은 식물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꽈리는 오랜 고향 친구 같은 식물일 것입니다.

옛날 시골집 장독대 옆이나 담장 아래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꽈리는 아이들의 좋은 장난감이었지요.

열매를 감싸고 있는 주머니를 열면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빨간 과실이 나오고,

말랑말랑하게 한 후 씨를 빼내어 바람을 불어넣고 입 안에 넣고 굴리면서 지그시 깨물면,

"꽈르르 꽈르르~"하고 재미있는 소리가 났습니다.

꽈리라는 이름도 이런 소리 때문에 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꽈리를 잘 불면 시집 잘 간다는 말이 있어서,

여자아이들은 꽈리를 잘 불기 위해 애를 쓰기도 했습니다.

꽈리가 없을 때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풍선 고무로 만든 꽈리를 사서 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고무 꽈리는 질이 낮은 합성고무라서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 분명했음에도,

그 시절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다들 잘 가지고 놀았지요.

 

오늘날 꽈리는 먼 옛날의 추억과 함께 그 모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산과 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던 꽈리는 이제 흔하게 볼 수 없게 되었지요.

그 대신 꽈리는 드라이플라워나 실내 장식 포인트를 주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많이 쓰입니다.

 

소품으로 꽈리의 열매를 쓸 때는 일찌감치 줄기째 베어서 거꾸로 매달아 말리는 것이,

열매 주머니의 원형을 오랫동안 보존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꼬리 주머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저절로 점점 낡아져서 나중에는 망사처럼 변하는데,

그 모습이 영락없이 통초롱속의 등불처럼 보여서,

꽈리에는 "등롱초(燈籠草)"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등불과 닮은 모습 또한 분위기를 더해주기에 장식으로 쓰입니다.

 

그런데 꽈리는 사실 식용 및 약용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우선 꽈리의 영어 이름인 "땅체리(ground cherry)"라는 이름이 시사하듯,

열매 그 자체를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새콤달콤한 맛이 그리 썩 뛰어난 편은 아니라,

파이나 케이크를 장식하는 데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꽈리는 잎과 줄기와 뿌리 모두 감기, 천식, 이뇨 등에 약재로 쓰이는데,

특히 자궁을 수축시키는 히스테민 성분이 있어서,

옛날 일본에서는 꽈리 뿌리를 달여서 낙태하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꽈리의 효능이 밝혀지기 전에는 무시무시하게도 수은을 먹여 유산을 유도했는데,

수은의 부작용이 치명적이어서 꽈리 뿌리로 대체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꽈리와 관련된 조선시대 민담이 하나 있습니다.

옛날에 꽈리라는 이름의 마음 여린 소녀가 살고 있었는데,

노래를 아주 잘 불러서 근처에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어느 날 그 소문을 들은 고을 원님은,

꽈리를 마을 잔치에 초대하여 노래를 불러줄 것을 청합니다.

꽈리가 잔칫집에서 노래를 부르려는 그때,

갑자기 모여든 사람 사이로 불량배들이 큰 목소리로 훼방을 놓습니다.

목소리가 이상하다느니,

얼굴이 못생겼느니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꽈리를 질투한 어느 부잣집 규수가,

불량배를 시켜 꽈리에게 망신을 주려 했던 것이었지요.

하지만 이 사정을 알 리 없는 꽈리는,

부끄러움에 붉게 상기된 얼굴로 땅만 쳐다보다가 도망치고 맙니다.

그 이후, 마음의 병을 얻은 꽈리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고,

그녀의 무덤에서,

생전의 꼬리를 닮은 붉은 열매 주머니를 지닌 풀이 자랍니다.

그 후로 이 풀의 열매 주머니를 불면,

노래를 잘하게 된다는 전설이 생겼다고 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