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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심, 납매(12월 30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3. 12. 30. 08:49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납매

학명 : Chimonanthus praecox

꽃말 : '자애심'

꽃 운세 : 베풀 줄 아는 당신은 분명 자애로운 사람입니다.

형편이 좋을 때뿐 아니라 그렇지 못할 때도 중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군요.

모두가 힘들 때 어둠 속의 등불처럼 앞길을 비추어주기에,

많은 사람이 당신을 따릅니다.

 

12월 30일 탄생화는 납매(臘梅)입니다.

납매는 받침꽃과의 낙엽활엽관목인데,

키는 2 ~ 4m 정도로 작은 편입니다.

한겨울에 꽃을 피우는데,

그 향기가 진하고 멀리 퍼지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나무는 무엇일까요?

풍년화와 동백 등이 떠오르지만,

납매도 일찍 꽃을 피웁니다.

납매라는 이름 중,

'납(臘)'은 음력 섣달.

음력 12월을 뜻합니다.

그래서 납매는 한겨울 섣달에 피는 매화라는 뜻이지요.

 

한 해 가장 먼저 꽃을 피운 나무를 소개하는 뉴스 기사를 보면,

그 주인공은 납매인 경우가 많습니다.

중부 지방에서는 3월 초에,

남부 지방에서는 그 보다 더 일찍 꽃을 피우지요.

 

납매의 꽃은 좋게 보아도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꽃은 작고,

꽃잎은 마치 밀랍이 빚어 만든 듯 밋밋한 색깔을 하고 있지요.

여러 개의 화피조각으로 되어 있고,

그중 바깥쪽은 노란색이고 안쪽은 적갈색인데,

그 외에는 이렇다 할 특징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납매를 한자로 납매(蠟梅)라고 쓰기도 하는데,

'납(蠟)'은 벌집을 녹여 만든 밀랍(蜜蠟)을 뜻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납매는 일본에서는 '봄의 전령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조경수인데요,

인기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납매의 그윽한 향기 때문입니다.

납매에서는 매우 달콤하고 그윽한 향기가 나는데,

그 향기가 웬만한 다른 봄꽃을 압도합니다.

 

이 때문에 겨울철 산길을 오르다가 웬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따라가 보았더니,

납매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지요.

그래서일까요?

옛날에는 납매를 '추운데 오는 손님'이라는 뜻의,

'한객(寒客)'이라 부르며 선비들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예로부터 환영받는 꽃이었으나,

정작 납매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는 않는 나무입니다.

납매는 '섣달에 꽃을 피우는 매화'라는 뜻의 이름을 하고 있지만,

정작 매화나무와는 계보가 다릅니다.

매화나무는 장미나무과에 속하지만,

납매는 조금은 생소한 '받침꽃과(Calycanthaceae)'에 속하기 때문이지요.

 

납매는 중국에 자생하는데,

겨울철에 피는 꽃의 향기에 반한 이들이 조경수로 일찌감치 우리나라에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섣달에 피는 매화'라는 이름의 뜻과는 걸맞지 않게,

우리나라에서는 개화 시기가 1월 하순쯤입니다.

이는 24 절기가 중국 춘추 전국시대의 중심지였던,

황하 유역의 기후에 맞추어서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는 납매를 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먼 중국 땅에서 자라던 나무를 들여와 귀화 조경수라고 하여 마당이나 정원에만 심고 가꾸었으니,

어쩌면 납매를 자연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겠지요.

납매는 황량한 겨울 산속에서 홀로 노란색 꽃을 피우고 달콤한 향기를 풍기기에 겨울 산행을 하다 보면,

야생에서 자라는 납매를 발견하기가 그나마 쉽습니다.

 

납매는 전 세계에 2속 7종만이 존재하고 자생지가 넓지 않기 때문에,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된 나무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들어온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야생에서 개체수가 많지는 않으나,

추위에 강하고 병충해에 강하기에,

앞으로는 그 개체수가 늘어날 것으로 학자들은 전망하고 있지요.

 

납매는 키우기도 좋아서 마당이나 공원에다 조경수로 인기가 좋다고 하는데요,

내년 겨울,

공원에서 향기 좋은 노란 꽃을 보신다면 납매인지 확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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