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꽃이 필 때 - 꽃이 질 때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부끄럽지도 않으랴
빼꼼히 뉘 담장 사이 너머에
님아 있을 사랑을
훔쳐보는 이의 살가운 마음을
기다린다는 마음이
오히려 내가
네 모습을
몰래 바라보아야 하는
마음이었던 것을
어찌 이리도 너는
탐탁함을 외면하고
홀연히 안갯속으로 사라지다
다음 날
봇물 터트리듯 피어나야만 하는
사랑의 운명을 지닌 채
태어났어야만 해야 했는지를
나는 기억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가야만 하였으랴
오늘도 나는
너에게로 다가서는
지나는 이의 나그네의 길손이
되어가도 좋으리
작금의 나는
꽃이 필 때와
꽃이 질 때의 차이
나는 네 모습이
변하지 않는 한
한결같이 해가 거듭돼도
이곳을 지날 때 못 이기는 척
지나는 이의 위로 속에
반기는 너를 기다리며
그렇게 또한
미덥게 살아가는
못다 핀 청춘의 꽃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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