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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 고사리(11월 23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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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 고사리(11월 23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4. 11. 23. 07:18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이름 : 고사리

학명 : Pteridium

꽃말 : '성실함'

꽃 운세 : 급변하는 요즘 사회에서 '성실함'이란 조금은 촌스러운 덕목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맡은 일을 책임지고 묵묵히 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사람의 운명을 움직이는 것은 한때의 번뜩이는 창의성이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성실함입니다.

 

11월 23일 탄생화는 고사리입니다.

고사리는 사실 하나의 식물 종이 아니라 고사리속(Pteridium)에 속한 양치류 관다발식물을 모두 일컫는 말입니다.

여기서 양치(羊齒)란 '양의 이빨'이라는 말로 잎의 가장자리가 양의 이빨처럼 가지런히 생겨 붙여진 이름이지요.

양치식물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만 2,000여 가지의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사리 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사실 양치식물은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양치식물은 공룡이 이 땅을 거닐기 전부터 살고 있었던 원시식물입니다.

워낙 일찍 세상에 등장한 탓에 꽃이나 종자를 만드는 진화 과정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오늘날까지 양치식물은 씨앗이 아닌 버섯처럼 포자를 통해 증식합니다.

다 자란 고사리의 잎의 뒷면을 보시면 검은색 또는 갈색의 동그란 혹처럼 생긴 것이 잔뜩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홀씨(포자)가 가득 들어 있는 홀씨주머니(포자)입니다.

 

그런데 고사리는 생으로 먹으면 독이 되고 삶아 먹으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생고사리에는 비타민 B1과 적혈구를 파괴하는 티아민 분해 효소(Thiaminase)가 들어있어,

각기병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는 오랜 기간 익히지 않고 고사리를 섭취했을 때의 이야기이고,

종종 먹는 정도로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고사리에는 방광암 등을 유발하는 발암물질 프티퀼로사이드(ptaquiloside)가 있으나,

한국식 조리 과정에서는 이러한 물질이 많이 감소합니다.

 

외국에도 고사리 요리가 있습니다.

그중 유명한 것이 피틀헤드 그린(fiddlehead green)이라는 야채 요리입니다.

여기서 '피틀헤드'란 바이올린의 손잡이 끝에 있는 두루마리처럼 휘어진 장식을 말하는데요,

고사리의 어린 순의 머리 부분이 바이올린의 '피들헤드'를 닮았다고 해서 이렇게 부르는 것이지요.

피들헤드 요리는 특히 프란스 북부에서 유명한데요,

고사리를 말리지 않고 싱싱한 상태로 요리에 씁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고사리는 코코넛 소스의 재료로 쓰이고,

필리핀에서는 샐러드로 쓰이며,

네팔에서는 버터와 함께 조리하여 먹습니다.

 

가축을 기르는 목장에서도 고사리가 자라는데,

폭설 또는 가뭄이 아닌 이상 가축은 고사리를 절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말 먹을게 떨어졌을 때야 고사리를 먹는데,

먹다가 가축들이 집단으로 급성 중독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고사리는 독성을 가지고 있어,

동물이나 벌레들이 잘 먹지 않아 야생동물 피해나 해충 피해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삶은 고사리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삶은 고사리는 단백질이 많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예방과 체내 독소 배출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주는 음식입니다.

단순히 먹는 것 외에도 고사리의 뿌리로 녹말을 만들고,

뿌리줄기의 전분으로 빠이나 떡을 만들고,

잎과 뿌리줄기는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의 손을 닮은 고사리,

또르르 말려있는 고사리의 어린잎을 보면 마치 어린아이가 주먹을 쥐고 있는 앙증맞은 손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아이의 손을 보고 '고사리손'이라고 부르죠.

이렇게 우리의 삶에 가까이 있는 고사리,

좋은 점이 많은 만큼 주의할 점도 꼭 기억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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