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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함, 산나리(11월 18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이름 : 산나리
학명 : Lilium auratum
꽃말 : '장엄함'
꽃 운세 : 때 묻지 않은 마음을 가진 당신은 청렴하고 결백하여 동경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티끌 하나로도 순백의 백지는 더러워지는 법,
자칫 엄한 길에 발을 잘못 들이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속세의 늪 앞에서도 당당히 절개를 지친다면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11월 18일 탄생화는 산나리입니다.
산나리는 '산에서 나는 백합'이라는 뜻으로,
백합과 백합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산나리는,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자생하는 백합입니다.
이름처럼 주로 산에서 자라며,
높이가 1 ~ 1.5m가량으로 줄기가 곧게 뻗습니다.
산나리는 6 ~ 8월 즈음에 꽃을 피우는데,
흰 꽃잎에 노란 줄무늬가 있고,
주근깨처럼 붉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서양사람들은,
산나리 꽃잎에 난 이 황금색 줄무늬가 신기했나 봅니다.
꽃잎에 나타난 노란색 줄무늬 때문에,
서양에서는 '황금 띠 백합(Goldband Lily)'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릴리움 아우라툼(Lilium auratum)'이라는,
산나리의 학명도 '황금색 백합'이라는 뜻이지요.
또한, 산나리는 꽃의 지름이 20cm 이상으로,
백합 가운데 가장 큰 편에 속하는데요,
이 덕분에 '백합의 여왕'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산나리는 커다란 꽃의 크기에 걸맞게 향기도 강합니다.
특히, 향기는 밤에 더 달콤하고 진하게 퍼지는데,
산나리는 이 향기를 이용하여 어둠 속에서도 나방 등을 끌어모은다고 합니다.
이런 향기 때문에 병문안하는 자리에서,
산나리 꽃을 선물하는 것은 결례라고 하는데요,
향기가 강해서 밀폐된 공간에 두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실연으로 고통받던 한 귀부인이 밀폐된 방에 백합을 가득 채워 넣고는,
향기에 질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괴담이 있는데,
이 괴담이 만들어지게 된 장본인이 바로 산나리라고 합니다.
크기에서부터 다채로운 꽃잎의 색 그리고 향기까지,
산나리 꽃은 어디에서나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냅니다.
산나리는 우리나라와 일본에 자생하는 종으로서,
서양에 전해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존 굴드(John Gould)'라는 식물원 직원이,
1862년에 일본에서 산나리 구근을 구해서 영국으로 들여갔다고 합니다.
당시 산나리의 자태를 보고 감탄한 영국의 원예 업계 사람들이,
산나리를 '백합의 귀족'이라며 칭송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산나리는 서양에서는 귀족 대접을 받았으나,
재미있게도 정작 고향에서는 식자재 취급을 당했습니다.
산나리의 비늘줄기(알뿌리)는 식용할 수 있는데,
일본과 중국에서는 이를 즐겨 식용했습니다.
비늘줄기의 알이 굵어지는 가을과 겨울에 땅에서 캐서 식용하는데요,
익히면 주로 단맛이 나지만 떫은맛과 쓴맛도 납니다.
이 때문에 요리할 때는 먼저 한번 데치거나 술을 넣어,
떫은맛을 없앤 뒤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산나리가 많이 자라는 일본에서는,
이 비늘줄기를 "유리네"라고 하여 산에서 캐 먹는 일이 많았으나,
지금은 '쿠니 유리'라고 하여 상업적으로 기른 품종을 먹는다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주로 수프에 깊은 맛을 더하고 점도를 높이는 데,
삶은 산나리 비늘줄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산나리는 이처럼 식용하던 식물이지만,
반려동물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고양이에게 매우 위험합니다.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양이가 산나리와 같은 백합류를 섭취하면,
신장이 망가져서 급성 신부전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1월 18일은 산에서 자라는 커다란 백합,
산나리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산나리는 그 꽃의 크기도 크고 향기도 진하여 색감도 다채로워서,
서양에서는 '백합의 여왕', '백합의 귀족'으로 칭송받았으나,
정작 고향에서는 식자재 취급을 받았던 식물이지요.
내년 여름 등산을 하실 일이 있다면,
한번 산나리를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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