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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크리스마스 로즈(11월 16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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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크리스마스 로즈(11월 16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4. 11. 15. 23:38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이름 : 크리스마스 로즈

학명 : Helleborus niger

꽃말 : '추억'

꽃 운세 : 당신의 내부에는 모순이 공존합니다.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어른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군요.

복잡한 내면의 모습이 신비한 매력을 자아냅니다.

다만, 이런 매력에 이끌려 다가왔던 이는 막상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11월 16일 탄생화는 '크리스마스 로즈(Christmas Rose)'입니다.

'크리스마스 로즈'는 미나리아재비과(- 科 Ranunculaceae)의 키 작은 다년생 초입니다.

정식 학명은 '헬레보루스 니제르(helleborus niger)'이지만,

'크리스마스 로즈'라는 별명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로즈는 다 자라도,

키가 20 ~ 30cm까지밖에 자라지 않는 키가 매우 작은 식물입니다.

연중 푸른 겹잎을 내며,

7장 이상의 잔잎들이 뿌리줄기에서 바로 자라 나와 잎자루에 손가락처럼 달립니다.

크리스마스 로즈는 늦가을에서 이듬해 이른 봄 사이에 꽃을 피우는데요,

꽃은 장미를 닮았습니다.

일부 온화한 기후에서는 한 겨울 크리스마스 즈음에 꽃을 피우기에,

'크리스마스 로즈'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검다'라는 뜻의 '니제르(Niger)'가 학명에 들어간 것에서 알 수 있듯,

크리스마스 로즈는 검은색 꽃을 피우는 특이한 꽃입니다.

크리스마스 로즈의 매우 가까운 친척뻘인 근연종,

'헬레보루스 오리엔탈리스(H. orientalis)'는,

뽀얀 크림색과 자주색의 꽃을 피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얀색 꽃이 크리스마스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서인지,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 로즈라고 하면,

이 근연종을 지칭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크리스마스 로즈는 별명과는 달리,

장미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식물로서,

이 부류에 속하는 식물이 의례 그렇듯 독성이 있는 식물이지요.

애초에 학명,

'헬레보루스(Helleborus)'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 '헬렌'과 '보라'의 합성어인데요,

여기서 '헬렌'은 '상처'를,

'보라'는 '음식'을 의미하는 단어로,

'상처를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음식'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이름처럼 헬레보루스에는 여러 독성 물질이 있습니다.

꽃에서는 자극적인 신맛이 난다고 하며,

눈이나 입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이런 독성 때문에,

헬레보루스는 인류가 행했던 최초의 화학전에서도 등장하기도 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기원전 585년,

경 그리스 연합군은 '키르하'라는 도시를 공격했는데,

두꺼운 성벽 안에서 몇 년 동안 버틸 수 있는 식량과 식수원을 마련해 놓고,

농성하는 적들 앞에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자 그리스 연합군은 꾀를 내어 키르하 도시의 식수원에,

헬레보루스를 잔뜩 따다가 빻아서 던져 넣었습니다.

그러자 그 물을 마신 키르하의 군대의 병사들은 종일 설사와 복통에 시달렸고,

이 틈을 노린 그리스 연합군의 대대적인 공세에 결국 도시는 함락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독은 독으로 제압한다는'이라는 개념이 서양에도 있었던 것일까요?

독성이 있던 헬레보루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광기를 치료하는 약으로도 쓰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대상을 보여주는 일화가 그리스 신화에서 종종 등장합니다.

 

영웅 헤라클레스는 아테나 여신의 도움으로 전쟁에서 싸워 테베를 승리로 이끌었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테베 왕 크레온은 헤라클레스에게 자신의 첫째 딸 메가라를 시집보냅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를 미워하던 여신 헤라는 술에 취한 그를 미치게 하였고,

헤라클레스는 광기에 사로잡혀 아내 메가라와 자신의 아이들을 야수로 착각하고 목 졸라 죽입니다.

이런 그를 치료한 것이 바로 헬레보루스였지요.

 

그러나 중세를 거치면서 이렇게 살벌했던 헬레보루스는,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관심의 대상이 독소가 아니라,

꽃의 아름다움으로 옮겨간 것입니다.

 

전해지는 전설에 따르면 성탄제날 아침,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제단에 제물을 바치던 이들 중,

어떤 가난한 소녀가 바칠 선물이 없어 눈물을 흘렸다고 하는데요,

이 소녀가 흘린 눈물이 떨어진 곳에서,

수줍은 듯 고개 숙인 채 피어 오른 꽃이 바로 헬레보루스라고 합니다.

이처럼 꽃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되자,

헬레보루스라는 그리스 식 이름 대신,

지금의 '크리스마스 로즈'라는 별명이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11월 16일은 장미와는 관계가 없으나 장미라는 이름을 가진 꽃,

크리스마스 로즈에 대해서 소개해드렸습니다.

겨울에 꽃을 피우며 독성이 있기에,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사람을 해하는 음식'이라는 뜻의 이름 헬레보루스라는 이름으로 불렀지요.

꽃에 대한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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