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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사랑, 접시꽃(8월 18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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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사랑, 접시꽃(8월 18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4. 8. 18. 09:04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이름 : 접시꽃

학명 : Althaea rosea (L.) Cav.

꽃말 : '열렬한 사랑'

꽃 운세 : 두 가지 길을 앞두고 있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길로 걷는 것이 행복을 향한 지름길입니다.

8월 18일의 탄생화인 접시꽃은 쌍떡잎식물 아욱목 아욱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 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 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 도종환  <접시꽃 당신> 중에서 -

 

해마다 접시꽃을 보면 떠오르는 시가 있습니다.

바로 도종환 시인이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눈물로 쓴 시 '접시꽃 당신'입니다.

당시 도종환 시인은 나날이 여위고 창백해져 가는 아내의 모습과 때마침 뜰에 피어있던 접시꽃이,

오버랩되면서 울음을 삼키며 써 내려갔다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6월 23일의 탄생화로도 한 번 등장하였던 접시꽃은,

여름이면 큰 키에 접시만 한 어여쁜 꽃을 피워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끕니다.

'접시꽃'이라는 이름은 꽃 또는 열매의 모양이 둥글고 널찍한 접시를 닮았다고 하여,

또는 둥글고 납작한 모양의 접시꽃 씨앗이 접시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합니다.

 

접시꽃에는 저번 시간에 소개해드렸던 전설 외에 또 다른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옛날 꽃나라에는 꽃의 임금 화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화왕은 꽃나라에서 세상에서 가장 큰 꽃밭을 만들고 싶어 했고,

그 이름을 '어화원'이라 지었습니다.

그러고는 온 세상 꽃들에게 어화원으로 모이라며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모든 꽃들은 어화원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서역국에는 옥황상제의 명을 따라 세상의 꽃들을 돌보아 주는 꽃감관이 있었습니다.

꽃감관이 돌보던 꽃들은 모두 어화원으로 가고 싶어 했고,

꽃감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들은 허락도 없이 어화원으로 떠나버렸습니다.

 

꽃감관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꽃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꽃들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습니다.

이때 대문 밖 담 너머에 있던 접시꽃이 대답하며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꽃감관은 놀라며 접시꽃에게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접시꽃은 모든 꽃들이 어화원으로 떠났고,

자신은 이 집을 지키기 위해 떠나지 않았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꽃감관은 "진심으로 고맙구나. 내가 진정으로 사랑해야 할 꽃은 바로 너로구나."라고 말했고,

이때부터 접시꽃을 대문을 지키는 꽃으로 삼고 사랑을 듬뿍 주었다고 합니다.

꽃감관의 고마운 마음과 접시꽃을 향한 사랑이 담겨서인지 8월 18일의 꽃말도 "열렬한 사랑"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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