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배롱꽃의 마음 - 유리병 밀알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한잎 두잎 따다 모아둔
우리 어머니 시집갈 때
백년해로 꽃신 신고 떠나와
님 떠나 가시는
그 발길 위에
올망졸망 그립던 얼굴은
올 때는 땅의 짚신을 신고
떠날 때는 꽃비 내리듯
배롱나무 꽃잎 따다 가시는 발길
버선발이 꽃잎 인장되어
낙관落款의 사랑했던 마음들
사랑의 길이
그토록 어려워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길 되어
먼 길 가시는 길
배 떠나는 선착장엔
시집올 때 신주 모시듯
세월의 손에 의지도 못하고
꺼내신 지도 못한 채 남겨둔
뽀얀 먼지 속의 고깔 속
꽃신의 하얀 마음이
늘 안개 낀 강을 건너는
마음이었으랴
그래
자연은 쉼 없이 변화하고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이라도 치는데 말이다
하물며 사람의 바람의 끝은
유리병 속 밀알로 가득 채우고
또 채워가는 마음을
속세의 때를 씻어내지 못한
그해 흰 겨울 눈이 내리던 날
가득 찬 거울에
안개 드리우듯 걷어낸
나의 또 다른 전라의 분신들
나는 이윽고
우리들 욕심의 거울에
늘 허덕이고 배고파하는
나의 잃어버린
또 다른 자화상을 발견하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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