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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지 않는 아름다움, 붉은 앵초(2월 4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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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지 않는 아름다움, 붉은 앵초(2월 4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4. 2. 4. 08:51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앵초

학명 : Primula sieboldii

꽃말 : '돌보지 않는 아름다움'

꽃 운세 : 고민하고 계시나요?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의욕입니다.

의욕적으로 인생을 밀고 나가세요.

 

2월 1일에 이어, 2월 4일의 탄생화도 앵초입니다.

다만, 2월 1일의 탄생화는 '앵초',

2월 4일의 탄생화는 '붉은 앵초'라는 점이 다릅니다.

같은 꽃이라도 색에 따라 꽃말이 다르고,

문화적으로 얽혀있는 의미도 다르기 때문에 붉은 앵초가 다른 날의 탄생화로 지정된 것이지요.

 

'붉은 앵초' 역시 앵초와 마찬가지로 물을 좋아하여 산과 들의 물가나 풀밭의 습지에서 자랍니다.

잎과 줄기에는 흰 털이 있고, 꽃은 4 ~ 5월에 핍니다.

서양에서는 꽃을 샐러드의 고명으로 사용하며,

뿌리는 빻아서 약으로 쓰는데 감기 · 기관지염 · 백일해 등에 거담제로 썼고, 관절염에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붉은 앵초의 꽃말은 돌보지 않는 아름다움입니다.

이런 꽃말은 앵초가 이른 봄꽃을 피우지만 정작 여름이 오기 전에 시들기 때문에 붙었습니다.

벌과 나비가 분주히 꽃을 찾는 여름이 오기 전에는,

앵초는 열매도 맺지 못하고 쓸쓸하게 시들어버린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런 해석 때문에 서양에서 앵초는 젊은 여성이 결혼하지 못하고 죽는 비극을 상징하는 꽃으로 종종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입니다.

여기에는 앵초에 대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합니다.

"여름의 태양을 맞이할 때면 시집도 가지 못한 채 죽어버리는 가련한 앵초 - 이는 여인에게 자주 닥치는 불행이라 - "

 

그런데 수 백 년 전 셰익스피어의 탄식이,

오늘날 결혼이나 연애를 기피하는 젊은이들의 모습과 겹쳐 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일본에서는 연애를 포기하고 마치 도를 닦으며 사는 듯한 젊은이들을 가리켜 "사토리 세대"라고 칭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세태 때문에 "N포 세대"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지요.

과거에는 이름 모를 불치의 병을 얻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가련한 앵초 같은 청춘이 있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병은 힘든 취업 시장 때문에 자리 잡은 마음속의 무기력증인 것 같습니다.

 

의욕적으로 인생을 밀고 나가라는 앵초의 꽃 운세처럼,

부디 우리의 청춘들이 의욕을 되찾고 삶의 봄날을 만끽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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