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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오줌(아스틸베) 이야기

Guanah·Hugo 2023. 7. 16. 12:18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 노루오줌 >

 

초여름 산행길의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가끔 마주치는 토종 야생화 '노루오줌'.

연분홍의 멋진 자태에 걸맞지 않은 이름이 붙었지만 원예용으로 개량된 품종들이 속속 등장해 고품격의 가드닝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야생화 이름에 동물이 등장하는 예는 꽤 많다.

그중에 다리, 꼬리, 눈, 심지어 생식기 등 신체부위 이름이 추가적으로 붙어 있는 경우도 여럿 있다.

게다가 오줌이나 똥 등 별로 유쾌하지 않은 단어도 자주 등장한다.

이왕이면 어울리는 고상한 이름들을 붙일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럴까?

 

< 숙은노루오줌 >

 

이유인즉슨 풀이나 나무와 같은 야생의 자연과 접촉하는 일은 전적으로 서민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문맹이어서 유식한 한자어가 아니라 투박한 일상어로 이름을 지었고,

식물학에는 문외한이었으므로 해당 식물의 특징을 잘 구분해 내지도 못했으므로 즉흥적으로 이름 붙여 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이름과 매치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대분이다.

노루오줌 역시 뿌리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쥐오줌풀, 여우오줌, 말오줌때나무, 계뇨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작명 덕분에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는 않는다. ^^ 

 

< 아스틸베 4色 >

 

범위귀(바위취) 집안 소속인 노루오줌은 18개 식솔들을 거느리고 있는데 국내에 자생하는 것은 두 종류 밖에 없다.

그중에서 흔히 보는 야생 노루오줌은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한국특산 '숙은노루오줌'이 있다.

학명도 Astilbe koreana인데,

찜찜하게도 역시 여기에도 일본인 Nakai의 이름이 군더더기로 덧붙여져 있다.

이름 그대로 꽃대가 곧추서지 않고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분홍 또는 흰색의 꽃을 피우는 것이 숙은노루오줌의 특징이다.

 

야생의 노루오줌은 개화기간도 짧고 건조에도 약하다.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잎이 쉽게 타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단점을 개량한 원예종이 아스틸베(Astilbe, 서양노루오줌)인데,

핑크 / 레드 / 화이트 / 바이올렛 등 화색이 다양함은 물론 꽃대가 더 풍성하고 색이 진하다.

 

< 아스틸베 정원 >

 

아스틸베는 광택이 있는 잎 자체도 관상가치가 높아 몽환적이고 고급진 분위기의 공간 연출에 요긴하다.

꽃대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 때문에 다른 식물들과 잘 어울리며 정원에 포인트를 줄 때나 뒷배경 장식에도 안성맞춤이기 때문에 서양의 정원에서는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그늘이든 양지바른 곳이든 가리지 않아 다양한 공간에서 화분으로 기를 수도 있다.

 

< 아스틸베 조경 >

 

< 자생종 >

노루오줌 (Astilbe Chinensis)

숙은노루오줌 (Astilbe Koreana Nakai) : 한국특산

 

< 원예종 >

아스틸베 (Astilbe andresii-hybrid)

키작은아스틸베 (Astilbe chinensisvar. pum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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