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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아觀我Guanah Story

바람이 지는 자리 - 바람이 머무는 자리

Guanah·Hugo 2023. 6. 13. 06:27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재너머 산너머에는

바람도 쉬어가는 

길이 있다는데

 


나는 조그마한  

그 길

오솔길을 걸어 올라서서

 


머물 수 없는 기다림에

구름도 쉬어가는 이곳에

오르기로 하였네

 


굽이돌아 휘몰아치는

자진모리장단에 맞추듯

한쪽은 오랜 세월

등이 굽어 우리 엄니 모습 같았고

 


사잇길 접어들었을 때 만난

뱀 한 마리가

굽이쳐 도는 모습은

 


우리 아버지

산길에 만난

탈회하지 못한 채 휘몰아치는

 


어느 빛바래어 떠나지 못한

굴곡의  여정길이  되어버린

승천하지 못한 삶이 웅크리고

그곳을 떠나지 못하였네

 


바람이 지는 자리에 올라서니

이곳이 반야의 길목에 드나드는

길목인 줄 일았지만,

 


한 꽃이 피어났으니

나는

그 꽃을 인고의 꽃이라 부르며

 


곧 이을

바람이 머무는 자리에 서성거리는

어느 낯선 이의 마음을 대신하여

그곳에 머물러

 


나는 오늘도

회한의 문을 두드리며

떠나지 못할 그리움을 안고

잠을 청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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