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 김재연

출처 :  백두대간 심마니 산약초 | BAND

 

 

텃밭  /  김재연

 

철 지난 잔여물과 마음의 묵은 때를
묻어 버리려 초보 농부는
굳은 땅을 쟁기로 깊이
갈아엎었다

 

황톳빛 생땅에다

연둣빛 모종도 심고
초록의 마음도 심고
파아란 희망도 동시에 심었다

 

텃밭에는

내마음만 마음껏 뛰어 놀고
내꿈들만 이리저리 꿈틀대며
쑥쑥 잘도 자라는데
이런 내마음을
이런 내바램을
아는지 모르는지
옥수수도 고구마도 상치도
늦잠에 겨워
내마음 같지 않게 늦장을 부린다

 

 

 

그래도 심심하면 찾는 것이

텃밭이다

텃밭에는 내마음이 심겨 있고
초록의 꿈들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인가
보다
시도때도 없이 들여다 보아도
싫지 않고 신기한 것은
텃밭에는 내마음이 뛰어 놀고
소소한 내 꿈들이 꿈틀대며
춤추고 노래하기 때문인가 보다

 

 

텃밭은

내 마음의 놀이터이자 쉼터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