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 觀我 Story

세상이 떠난 자리에 - 속세를 떠나 보내는 마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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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떠난 자리에 - 속세를 떠나 보내는 마음

Guanah·Hugo 2023. 5. 10. 22:25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속세를 벗어나 떠난 자리에

다시 발길을 돌려

마음 닿는 곳으로 떠나오니

이곳이 천상의 낙원이 아니겠는가

 

그 자리에 옛 마음이 서려 

바람이 불어오는 남쪽의 문으로

들어서고 보니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지척인데

속세의 마음을

벗어던지지 못한 마음만이

아쉬움의 연정에 사무치게

나로 하여금

방황의 끝으로 나 있는

수문장으로 인도하지 않았겠는가

 

바야흐로

천년의 숨결을

잠시라도 느낄 찰나에

나 홀로 걸어가야 할 이 길에

나도 천년의 마음이 너와 같을지어다

 

 


오로지

나의 벗은

비 온 뒤에 티 없이 맑게 개인

하늘을 바라보며 오르는 이 길이

오늘은 꽤 이국적이고 낯설게 다가오지

않았겠는가  

 

그나저나 먼 길 타향살이도 아닐진대

하물며 오르지 못할 마음도 아닐진대

너의 기다림이 이토록

애절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던가

 

하늘에 들려오는

새들의 합창소리와


찌든 때를 잠시나마 벗어던질 수 있는

계곡의 울창한 포효소리가

 

나의 오장육부와

귓속에 청허함을 일깨우기에 

충분하지 
않았겠는가


나는 지금도

그대의 청순한 눈망울에서

속세의 연을 대신하여

멀리서 떠나오지 않았던가

 

나를 이곳으로 인도한

그대 마음이

 

곧 속세의 연민을 헤아린

혜안慧眼의 마음을 두고 떠나왔으니

나의 마음을 감추지 못한 마음에

그대를 바라보는 나의 눈빛은

 

언제나 석양에 뭍들어 가는

붉은 태양의 저편에 있을

그리움 한 점이라고

말해주어도 좋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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