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봄 전령사들 크로커스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전설이 남아있는 이른 봄 산야에서 바람꽃 - 복수초 - 노루귀 - 깽깽이풀 - 얼레지 등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할 즈음, 거리의 화단에서는 히야신스 - 무스카리 - 크로커스 - 스노우드롭 등이 화사한 얼굴로 신고식을 한다.
모두가 봄을 알리는 발 빠른 전령사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키가 작고 잎보다 꽃대가 먼저 올라온다는 것이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나타나고 수목의 잎이 나와 햇빛을 가리기 전에 서둘러 벌과 나비를 유인해 꽃가루받이를 하고 씨앗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모 역시도 화려하지만 향기도 강한 편이다.
그중에서도 오늘의 주인공은 크로커스(Crocus)이다.
춘삼월의 싸늘한 날씨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10cm 남짓의 자그마한 키에는 걸맞지 않은 만큼 큼지막한 꽃을 피우는 녀석이다.
때로는 복수초처럼 눈밭에서도 알록달록 화려한 색깔로 꽃을 피우는 당찬 녀석이기도 하다.
그런데 녀석에게는 사촌형제가 있다.
특이하게도 녀석의 사촌은 털머위의 경우처럼 모든 꽃들이 사그라지는 늦가을이 되어서야 개화한다.
이름하여 "Saffron Crocus"" 줄여서 샤프란이라 불리는 녀석이다.
고향인 아라비아 말로 꽃술(zafaran)이 이름의 어원이며, 꽃술의 희랍어인 Krokos가 학명이 되었다.
크로커스와 샤프란은 얼핏 외양이 비슷하지만 뚜렷한 차이가 있다.
꽃술의 모양이다.
크로커스의 꽃술은 별 특징이 없지만, 샤프란의 유난히 길고 붉은 암술은 그야말로 보물이다.
무게로 따지면 몸값이 금보다 더 비싸다.
오랜 세월 동안 향과 염료 그리고 약효 측면에서 탁월한 가치를 인정받는 샤프란은 꽃 오백 송이에서 암술을 채취해야만 1g 정도가 되니 만만찮은 인건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위 사진 : 흰꽃나도샤프란, 나도샤프란, 콜치쿰)
붓꽃과의 크로커스 집안에는 직계 식솔들이 90여 종이 있는데 모두 관상용이며, 꽃술을 이용하는 품종은 샤프란이 유일하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외모가 많이 닮은 나도샤프란 과 콜치쿰 둘 다 먼 친척 정도가 아니라 전혀 다른 집안이라는 사실이다.
재스민이나 데이지의 경우가 그러하듯이 유통채널에서 샤프란의 인기에 편승해 임의로 갖다 붙인 이름이 굳어져 버린 것이다.
그것도 촌스런 일본식 발음 "홈런 - 호무랑"처럼 '샤프론 - 샤프랑 - 샤프란"으로...^^
- 크로커스(Crocus vernus)
- 샤프란(Crocus sativus, 영어명 Saffron Crocus)
- 나도샤프란(Zephyranthes carinata)
- 흰색나도샤프란(Zephyranthes candida)
- 콜치쿰(Colchicum autumnale, 영어명 Meadow Saff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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