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델바이스처럼 피어났구나 - 안개 서리꽃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너는 한 떨기

겨울에 태어난

에델바이스처럼

섬세하고 가냘픈 몸매에

아기 솜털보다 보드랍고

새털보다 더 가벼운

눈꽃나라 천사들의 날갯짓을

내게 안겨 주었다

한송이 안개꽃마저 무너뜨릴

시샘할 영역을 넘나들다 못해

신의 범주마저 무너뜨리고

다시 태어나면

이듬해 살랑이는

봄바람을 맞이하며 기다리는

변산 바닷가 어느 외딴섬

언덕에 피어난 바람꽃처럼

마지막 에델바이스

꽃이 되길 바라는

불러도 외쳐보아도

아늑하게 감싸오는

네 품 안에서 몸부림치고

아득하게 들려오는

너의 다정한 목소리에 꿈을 싣고

아련하게 심금 울리는

바람소리되어 노래를 부르듯

다가갈 듯이 말듯이 하는

너의 이름은

안개 서리꽃처럼 다가오는

한 송이 에델바이스처럼 피어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