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이달의 책 소개 (봄내 407호, 2024년 12월) 본문
술꾼들의 모국어
글 권여선
“술꾼이 딱 그렇다.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많아도 맛없는 안주는 없다.
음식 뒤에 ‘안주’자만 붙으면 못 먹을게 없다.”
책 『술꾼들의 모국어』는 소설가 권여선의 안주 일체,
인생 일체가 담겼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경쾌하고 재치있게 써내려간 책이다.
저자에게 먹는 행위는 하루를 세세히 구분 짓게 하며,
위기와 갈등을 만들거나 화해와 위안을 주기도 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이밖에도 제철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고, 조리하고 먹는 과정까지.
그야말로 최고의 음식을 먹었을 때 만족감을,
풀어내는 모국어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주류(酒類)문학의 위엄’이라는 상찬을 받은 권여선 작가가 말로 차려낸 진수성찬이다.
출판사 한겨레출판
고요한 희열, 산티아고 순례길
글 김옥분
이 책은 60세 나이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던,
저자의 34일간 800km의 여정이 생생하게 담긴 여행 에세이이다.
저자가 고생스럽고 신비로웠던 그 순례길을 걸으며 맡았던 사람 냄새,
영혼의 자유,
맛봤던 기쁨의 순간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그가 걸어간 여정을 따라 다양하고 세련되게 포진되어 눈길을 끈다.
그는 길 끝에 도착해
“앞으로의 삶도 길이 끊어지지 않는 한 거리낄 것이 없다”
라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의 깊은 고민과 대답 그리고 황홀한 산티아고 풍경이 어우러진 이 책은,
삶이라는 고달픈 길 위에서 지친 여러분에게 따스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미다스 북스
시집 밖의 시인들은 얼마나 시답잖은지
글 박제영
춘천에서 문장수선공으로 일하며 작품활동을 하는 박제영 시인이 신작 시집,
『시집 밖의 시인들은 얼마나 시답잖은지』를 펴냈다.
그가 담담히 읊조리는 죽음과 관련된 시어들은 마냥 어둡지만은 않다.
도리어 명랑하다.
저자는 ‘모두가 터부시하는 죽음을 귀히 대접하는 자들이 바로 시인’이라고 강조한다.
비록 시집 밖의 시인들은 시답잖아 보이지만,
시집 안의 시인들은 그렇게 귀(鬼)하고 귀(貴)한 존재들이라고.
죽음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한 시인들이야말로,
우리에게 삶에 대하여 가장 많이 가르쳐주는 존재가 아닐까.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자신의 관을 옆에 두고 술잔을 나눴다고도 한다.
여기에 시인도 한 마디 보탠다.
‘죽음을 대접하면 삶은 더 귀해진다’라고.
출판사 달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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