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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엉겅퀴(10월 21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이름 : 엉겅퀴
학명 : Cirsium japonicum
꽃말 : '독립'
꽃 운세 : 당신은 힘들 때 스스로 일어나려는 기백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며 어려움에 굴하지 않으니,
이를 동경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칫 독불장군처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10월 21일의 탄생화는 엉겅퀴입니다.
엉겅퀴는 국화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인데,
동북아시아가 원산이며 오늘날에는 전 세계에서 유사한 종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전역의 산과 들에서도 자생하여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입니다.
엉겅퀴의 꽃은 줄기 끝에서 피는데,
색은 보라색이고 지름은 약 5cm 정도입니다.
잎은 길쭉하게 생겼고,
잎줄기를 중심으로 작은 잎이 양옆으로 6 ~ 7쌍씩 돋아나 있습니다.
잎 가장자리는 거친 톱니 모양이고,
잎 양면에도 흰색 가시털이 많이 나 있습니다.
일부 엉겅퀴 아종은 가시털에 독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엉겅퀴는 소가 먹지 않는 풀로도 유명합니다.
엉겅퀴는 생명력과 번식력이 매우 강한 식물입니다.
씨앗이 떨어진 곳이 척박한 땅일지라도 억척스럽게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며,
원뿌리를 땅속 깊이 내려 가뭄이 들어도 여간해서는 죽지 않습니다.
게다가 줄기가 잘려도 뿌리만 온전하면 다시 살아나기도 합니다.
엉겅퀴는 여간해서는 병이 들지도 않고 수명도 길어서,
같은 자리에서 수십 년을 사는 개체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경이로운 생명력 덕분일까요?
엉겅퀴는 몸에 좋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엉겅퀴는 연한 식물체와 어린순은 봄철에 캐서 나물로 식용하는데,
섬유질,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회분, 무기질, 비타민 등이 고루 들어 있습니다.
봄철이나 초여름에 연한 어린잎을 뜯어 뜨거운 물로 살짝 데치면 쓴맛이 없어져서 나물로 쓰기 좋습니다.
엉겅퀴의 뿌리는 가을에 캐서 약으로 사용합니다.
동의보감은 엉겅퀴에 대해서,
'성질이 평하고 맛은 쓰며 독이 없고 어혈을 풀리게 하고 출혈을 멎게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애초에 엉겅퀴라는 이름은,
'피를 엉기게 하는 풀'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런 엉겅퀴의 효능은 현대의학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엉겅퀴에는 실리마린(silymarin)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실리마린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간세포의 해독작용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의 한 제약회사가 60년대에 엉겅퀴에서 실리마린 성분을 추출해서 만든 약은,
지금도까지도 셀 수 없이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엉겅퀴꽃을 국화(國花)로 삼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스코틀랜드입니다.
꽃이 예쁜 편이 아니어서 종종 잡초 취급을 받는 엉겅퀴가 어쩌다가 나라를 대표하는 꽃이 된 것일까요?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전해져 옵니다.
옛날, 전 유럽이 노르웨이 바이킹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던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스코틀랜드에 바이킹이 대대적인 침공을 가합니다.
몇 번의 크고 작은 전투 끝에 결국 두 나라의 군대는 한 번 크게 맞붙게 되었습니다.
바이킹 군은 스코틀랜드의 진영을 밤에 기습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바이킹의 척후 부대가 숨을 죽이고 풀숲을 헤치며 접근하던 와중,
하필이면 엉겅퀴가 지천으로 자라는 곳을 지나게 됩니다.
병사들은 팔뚝을 따끔하게 찌르는 엉겅퀴의 가시 때문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고,
이 비명 때문에 바이킹 군이 공들여 준비했던 기습은 들통이 나버립니다.
곧이어 벌어진 전투에서 스코틀랜드 군은 당황하여 우왕좌왕하던 바이킹 군을 손쉽게 무찌를 수 있었습니다.
이날 이후로 엉겅퀴는 하루아침에 잡초에서 나라를 구한 꽃이 되었고,
이때부터 스코틀랜드의 국화는 엉겅퀴가 되었다고 합니다.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약으로 쓰이지만 가시가 있어 쉽게 꺾을 수 없는 엉겅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가시를 만들어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엉겅퀴.
작은 땅덩어리에서 천년이 넘게 외세와 싸웠던 스코틀랜드를,
이 엉겅퀴가 상징하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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