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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적인 사람, 잡초의 꽃(7월 13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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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적인 사람, 잡초의 꽃(7월 13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4. 7. 13. 06:22

출처 : 모야모 매거진

 

< 별꽃 >

 

이름 : 잡초의 꽃

학명 : Flower of Grass

꽃말 : '실제적인 사람'

꽃 운세 : 풀은 땅바닥에 낮게 깔려서 무슨 일에서건 돋보이는 일이 없지만,

사실은 세상사를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은 매우 현실적인 사람입니다.

7월 13일의 탄생화는 바로 '잡초의 꽃(풀의 꽃)'입니다.

 

< 위 사진 : 개망초 >

 

 

'잡초'라 하면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의 풀을 뜻합니다.

잡초는 그냥 보기에는 볼품없고 쓸모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합니다.

 

< 위 사진 : 자운영 >

 

무성하게 자라나는 잡초를 제거할 때면 골치가 아프다가도,

아무것도 없는 황폐한 땅을 초록색으로 덮어주고,

눈길이 닿는 곳마다 수줍게 얼굴을 내밀어 수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식물이기도 합니다.

7월 13일은 이 고마운 '잡초', '잡초의 꽃'을 시와 함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 위 사진 : 닭의장풀 >

 

잡초

 

언제부터 잡초였을까

풀잎의 이름

눈여겨보아 주는 이 없이

마음껏 들판을 뛰다

숲 속

개울가

저희끼리 모여 색깔 내고

향기 뿜는다

 

- 장미숙 <잡초> -

 

< 위 사진 : 쇠뜨기 >

 

잡초

 

사람들아

잡초라고 함부로 짓밟지 마라

쇠뜨기 명아주 애기똥풀

개망초 며느리배꼽

식물도감에 버젓이 올라 있는

고향을 지키는 민초들이다

거친 산야 살찌게 하는

우리는 꽃이다

한 송이 꽃도 피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잡초다

 

- 김종익 <잡초> -

 

< 위 사진 : 애기똥풀 >

 

잡초

 

살고 싶은

끈질긴 의지를

한 줌 흙에 묻고

뿌리를 내린다

줄기를 세운다

 

철 따라

보호색을

부지런히 갈아입고

 

그늘 진 나무 아래서도

바람 타는 길섶에도

잎새를 키워가며

 

잡초란

이름으로도

꽃을 피우고 있다

 

- 한정숙 <잡초> -

 

< 위 사진 : 별꽃 >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저 푸른 들판을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잘난 장미도 백합도 아니다

 

이름도 없는 

있어도 불려지지도 않는

잡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각기 자리 잡아

제 역할에 충실한 들풀

 

그들이 들판을 푸르게 한다

소리 없는

그들이 세상을 지탱한다

 

- 이문조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

 

< 위 사진 : 씀바귀 >

 

잡초

 

늦겨울의 누런 잔디 사이로

보도블록 갈라진 틈으로

파릇파릇 고개 내밀기 시작한

어린 쑥 씀바귀 질경이

낯익은 잡초들

어린 시절 찧고 이개어

소꿉놀이하던 풀포기들 바라보니

마음은 고향에 온 듯 안온하다

화려하게 얼굴 내민 꽃송이 하나 없이

땅바닥에 잔잔하게 엎드린 풀들

그냥 스쳐 지나가다

무심한 눈에는 띄지도 않다가

문득 눈물겹게 어여쁘다

어느 쓸쓸한 날

 

내 삶도 저 정도는 될까

매일은 아니고 모두에게도 아니고

어쩌다 가끔 누군가에게

따스한 그리움 주는

저 씀바귀 질경이만큼은 살고 있을까

 

- 조향미 <잡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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