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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추아족의 소리(글 : 렌조 아로니 술카, 사진 : 빅토르 제아 디아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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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추아족의 소리(글 : 렌조 아로니 술카, 사진 : 빅토르 제아 디아스)

Guanah·Hugo 2024. 7. 9. 08:24

출처 :  [케추아족의 소리]-내셔널지오그래픽매거진 (nationalgeographic.co.kr)

 

레나타 플로레스는 마이클 잭슨과 앨리샤 키스의 곡을 케추아어로 다시 불러 페루에서 유명해졌다.

이제 플로레스는 파르케 데 라 엑스포시시온 원형 극장 같은 큰 공연장에서 자신이 만든 음악을 선보인다.

 

1월의 어느 화창한 오후,

페루 남부 고원 지대에 있는 도시 훌리아카. 수천 명의 케추아족과 아이마라족 원주민이 마을의 중앙 광장에 모였다.

1년 전 정부 보안군에 의해 숨진 시위 참가자와 행인 18명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군중 속에는 검은색 재킷에 챙이 넓은 검은색 모자를 착용하고 검은색 및 금색 부츠를 신은 한 남자가 검은 말을 타고 있다.

그 남자의 옷차림은 페루 혁명사에서 가장 상징적 인물인 투팍 아마루 2세를 연상시킨다.

투팍 아마루 2세는 스페인 제국에 맞서 반란을 주도해 안데스 지역에서 저항의 상징이 된 원주민 족장이다.

말을 탄 남자는 카이 수르(20)로 알려져 있으며 희생자들과의 연대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랩을 하러 이곳에 왔다.

 

호한 바리엔토스 우알파(일명 루미 마키, 즉 돌의 손)는 힙합 음악가일 뿐만 아니라,

의례와 치유 의식에서 안데스 지역의 전통 피리 ‘케나’를 연주한다.

 

사라 쿠타이’라는 예명으로 더 유명한 래퍼 하비에르 크루스는,

영적인 선율과 안데스 지역의 전통 악기를 힙합 비트와 결합시킨다.

그의 예명은 ‘옥수수를 빻다’라는 뜻이다.

어린 시절, 크루스는 부모님을 도와 곡물을 빻곤 했다.

 

카이 수르가 자신의 노래 ‘프로세레스(영웅들)’를 부르자 힙합 비트가 군중 사이로 퍼진다.

많은 사람이 유튜브에서 본 그를 알아채고 가사에 공감한다.

그가 케추아어로 “죽음으로는 내 민족을 무너뜨리지 못하리”라고 외친다.

 

에두아르도 쿠수노키는 ‘한피크 리마이(말로 치유하기)’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기획했다.

이 프로젝트는 쿠스코 지역의 농촌과 도시에서 열리는 힙합 워크숍을 통해,

아이들에게 케추아족의 문화와 정체성, 언어를 가르친다.

 

카이 수르가 지난해 희생된 시위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에서 랩을 하고 있다.

카이 수르의 모습이 페루의 역사적인 원주민 지도자 투팍 아마루 2세를 떠올리게 한다.

수르는 투팍 아마루 2세의 초상화를 목에 걸고 있다.

 

1990년대 초, 분쟁의 중심지인 페루 아야쿠초에서 폭력 사태가 한창일 때,

’라는 뜻의 블루스 록 밴드 ‘우치파’가 결성됐다.

안데스 지역 출신의 젊은이들은 케추아어로 노래하는 이 밴드에게 큰 감동을 받아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되찾고 있다.

이 젊은이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면서,

원주민의 정체성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구전 전통과 공동체 정신, 저항 문화가 어우러진 힙합은 케추아어와 안데스 지역의 문화를 되살리기에 적합한 수단이다.

 

쿠스코에서 유명한 래퍼로 손꼽히는 사라 쿠타이는약 15년간 공연을 해오고 있다.

최근 쿠타이는 안데스 음악에 내재된 영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고 있다.

 

우아누코 고원 지대에서 태어난 크리스티안 에스피노사 산체스는,

지난 몇 년간 말라에서 엘 인디오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며,

케추아어로 된 힙합 음악을 만들고 랩을 활용해 동네 아이들에게 케추아어를 가르쳐왔다.

 

바비 산체스(가운데)가 오차드 해변에서 부모님과 찍은 사진이다.

페루계 미국인이자 성전환자인 산체스는,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진 시인이자 래퍼로 안데스 지역의 조상과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한 곡을 쓰고 있다.


케추아족 출신으로 랩 음악계의 유명 인사인 레나타 플로레스(23)는

우리 조상들도 오늘날의 프리스타일 랩과 비슷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특히 콜럼버스 이전 시대부터 있던 음악시 ‘하라위’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하라위는 악기 없이 높은 음정을 콧소리로 흥얼대며 부르는 전통적인 음악시로 안데스 지역민의 정신을 표현한다.

플로레스는 안데스 지역의 악기와 힙합 및 전자 음향 효과를 접목한 자신의 음악이 하라위와 목적이 같다고 말했다.

바로 우리 민족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다.

 

래퍼 플로레스(녹색 치마를 입은 사람)가 어머니 및 할머니들과 함께 오코차카 폭포 옆에 앉아 있다.

할머니들이 플로레스에게 케추아어를 가르쳐줬고 그 덕분에 그녀는 세계적인 힙합 음악을 통해 케추아어를 알리고 있다.

 

플로레스가 잉카인들이 종교 및 군사 의식을 주재하던 피라미드 우스누에서,

자신의 노래 ‘니냐 데 라 루나(달의 소녀)’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다.

이 노래에는 통치자의 아들에게 반한 전령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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