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갈대의 뿌리 - 갈대는 잡초를 닮았다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하늘을 올려다본 게
언제였던가
앞만 보고 달려온 내 인생
이제는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
철 지난 동산의 언덕에 서서
저 멀리 반짝이는
이름 모를 별 하나에
피어난 우정을 그리다
하늘에는
세명의 벗이 있었어
구름은
내 마음을 적셔주고
바람은
내 마음을 흔들리게 하고
그리고
밤하늘 빛나는 별은
고요한 달빛에 내려앉은
내 마음의 심지가 되어
달빛에 여울지며 떠나가는
길 잃은 이에 반짝이는
등대의 파수꾼이 되어 주었지
어느 날이었어
안개 드리운 깜깜한 밤하늘
별이 빛나지 않던
그리고 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던
적막감마저 홀로 핀
그믐달이던 밤
강가에 갈대는
조용히 혼자 울고 있었다
이윽고 밤하늘에 비가 내려
눈물샘에 솟아오른 물방울은
거대한 집채만 한 홍수로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휩쓸고 떠내려 가버렸다
다음날
쓰러져간 갈대는
떠내러 가지 않은
흐르는 물살에 잠겨있는
나를 바라보고
어느새인가
잡초의 뿌리처럼
갈대의 뿌리 역시
늘 잡초의 인생을 살아가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숙명을 거스를 수 없게 된 것을
알아갔을 때
갈대는 불어오는 바람에
또 한 번 울어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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