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일출을 기다리는 마음 - 추억의 등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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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을 기다리는 마음은
늘 건강한 마음이다
나는 일출을 기다리는 마음을
님을 기다리는 마음보다
더 소중하고
사막의 오아시스보다
더 갈증 한다
해가 떠올랐을 때 마음보다
새벽에 물동이이고
동지섣달 물을 길어 날으시던
나의 어머니
컴컴한 밤이슬 머금고
휘영 찬란한 달을
늘 베개 벗 삼아 깜깜한 동굴 속을
한 자루 타다 남은 촛불 한 자루에
바람 한 점 없이 흩날리는 불빛을 안고
길 떠나시던 나의 아버지
등대지기 마냥
한 줌의 한 햇살에 의지 한채
길 잃은 바다의 나그네 길에
가족 위해 불 밝혀주는 등대처럼
영면을 이어주는
보고픈 나의 아버지
그리고 나의 사랑스러운 어머니
한 자루 촛불에
그을려 타오르다 식어가는
촛불이 꺼질 때까지
깜깜한 동굴 2킬로미터를
오직 자식새끼 입에 풀질 멈추라
불빛에 오로지 하얀 것은
마음속에 간직한 푸른 밤바다에
심연 한 바닷속에 비취 오는
실낙 같은 희망의 불씨자락에
동 아릿 줄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촛불에 타들어가는 심지가
굳세었던 나의 아버지
꽁꽁 언 손을 마다하시며
하나 가득 양동이 짊어 이으시고
길 떠나시던 나의 어머니
잠자리 인기척에 놀란
토끼 눈을 바라보는 한 불빛에
타다만 하얀 손등이 비출 때면
그 손이 마치 금강 한줄기
샘물 흐르듯 고이 손잡아 주시던
나의 아버지
그 길 떠나시는 마음이
제주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마음보다
더 여명의 그림자를 사랑한다
바다에서 일출이 떠오르는 것은
자유지만
구름 속에서 해는 볼 수가 없어도
느낄 수가 있고
구름 위로는 해가 떠오르니
그래서 나는 기다리기로 했으며
또한 한 점의 바람에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
일출을 기다리는 마음보다
이구동성 흔들려 오는
수많은 인파들
속에 흔들려버린 마음들을
하산하는 길이 더 바쁜 사람들
뱃고동에 요동치듯
파도를 가르는 뱃사공의 마음도
내 마음과 같았으리라
지금껏 새벽을 달래어 온 길에
저 멀리 뱃고동 소리만이
새벽의 일출을 깨우고 떠난 것이
비단,
너와 나의 운명의 장난 일지나도
나는 그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그게 우리네 인생살이요
속세를 떠나오지 못하는
세속의 그리움이 일듯
너와 나는 파도의 너울에 춤추며
붉게 떠오를 이곳에서
생의 마지막일지라도
우리 다시 윤슬 되어 다시 만나자
꽃이 피면 열매가 맺히듯
해가 떠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애타게 기다리지 않으며
찾지 않아도 되는 마음을 가지며
이미 나의 마음속엔
언제나 일출이라는
작은 씨앗의 햇살이 가져다주는
따스함의 온정에
가슴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기운을 북돋워 주자
그 마력의 손길에 떨어진
발아의 의미가
소의 반추를 상기하듯 하는
오늘을 기억하고
추억의 등대가 되어가도 좋은
바람의 언덕에서 너를 기다린다
저 멀리 떠나오는 작은 뱃사공의
한 줄기 희망의 불씨가 되어가는
등대의 마음일지라도
나는 일출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는
그대 마음속에 늘 피고 지는
붉게 피는 동백의 마음을 위로한
해당화가 바닷가에
곱게피어났어야 하는 이유를
일출이 떠오르지 않는 것을
너에게서 다시 되찾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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