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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겨우살이(12월 24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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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심, 겨우살이(12월 24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3. 12. 24. 11:43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겨우살이

학명 : Viscum coloratum

꽃말 : '인내심'

꽃 운세 : 당신은 인내심이 강한 사람입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맡은 일을 해나갑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런 당신의 노력에 감탄하지만, 돌아서서는 당신의 노력에 대해서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잊지 않습니다.

인내심은 더 나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변치 않는 기다림의 자세이며,

마침내 실현될 희망이라는 것을요.

 

12월 24일 탄생화는 겨우살이입니다.

겨우살이는 단항과에 속하는데,

스스로는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다른 나무에 붙어사는 식물입니다.

 

12월 24일은 크리스마스이브입니다.

해마다 이 시기에는 길거리에 성탄 기분이 나는 노래가 흘러나오지요.

그런데 이런 노래들의 가사에 자주 등장하는 식물이 있으니,

바로 12월 24일의 주인공 겨우살이입니다.

머라이어 캐리가 1944년 부른,

'내가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것은 당신이 전부(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라는 노래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눈이 올 것을 기대하지도 않죠.

나는 그저 겨우살이 아래서 기다릴 뿐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트리에 겨우살이로 만든 화환을 장식하고,

그 아래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입맞춤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원래는 사랑하는 연인이 겨우살이 아래서 입을 맞추면,

나쁜 귀신이나 마녀의 저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었으나,

18세기 유럽에 자유연애가 널리 퍼지면서,

겨우살이 밑에서 남녀가 입맞춤하면,

행복한 연인으로 맺어진다는 내용의 조금은 발칙한(?) 풍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전설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서,

젊은이들이 모인 크리스마스 파티 자리에는,

겨우살이 화환이 트리로 장식되어 있기 마련인데요,

멋진 이성이 트리를 지나갈 때면,

짝사랑에 빠진 이들은,

서로 겨우살이 밑에 서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하게 자리싸움을 벌인다고 합니다.

물론,

연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겨우살이 밑을 지나다가 봉변당하지 않도록 신경을 곤두세우지요.

 

겨우살이에 이런 이색적인 관습이 깃든 이유는 예로부터 겨우살이를 특별한 식물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겨우살이는 '겨울'을 '살아간다'라는 뜻의 이름처럼,

일 년 내내 푸르름을 잃지 않습니다.

한겨울에 숙주 나무가 나뭇잎을 다 떨구고 나서도,

앙상하게 남은 회갈색 가지에 붙어 생기 있는 나뭇잎을 유지하고 알알이 열매도 맺습니다.

모든 것이 숨을 죽인 겨울 숲 속에서 혼자 나무 꼭대기에서 싱그럽게 잎을 내밀고 있으니,

사람들은 그런 겨우살이에 신비한 생명력이 있다고 여긴 것이지요. 

 

그래서 겨울이 긴 북유럽의 신화에는 겨우살이가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신 발두르는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자신을 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불사신이 되지만,

가냘픈 겨우살이를 얕보고 겨우살이와는 약속을 맺지 않는데요,

그는 결국 장님이 쏜 겨우살이 가지로 만든 화살에 맞아 어이없게 죽고 맙니다.

크기는 어떤 나무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작지만,

작은 몸으로도 겨울의 추위와 맞서 이겨내는 겨우살이의 강인함이 이런 신화에서 드러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런 겨우살이는 '반기생식물'입니다.

스스로 잎을 내서 광합성을 하지만,

다른 나무에 붙어서 영양분을 뺏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겨우살이가 겨울에 생기 있는 잎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다른 나무에서 영양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겨우살이는 어떻게 나무 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까요?

답은 열매입니다.

겨우살이의 열매는 굉장히 끈적끈적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겨울에 먹을 것이 떨어진 숲 속에서 알알이 맺힌 빨간 겨우살이 열매는 새들에게는 귀중한 식량입니다.

씨앗은 끈적끈적한 점액에 싸여있는데,

새가 씨앗을 배설할 때 항문 근처에 씨앗이 달라붙게 됩니다.

새는 몸에서 씨앗을 떼어내기 위해 몸을 나뭇가지에 비비고,

그 과정에서 겨우살이 씨앗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나무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지요.

 

12월 24일은 겨우살이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른 나무에 반기생하며 살며,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겨우살이는,

예로부터 신성한 식물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럼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도 힘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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