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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백일홍(12월 22일 탄생화) 이야기

Guanah·Hugo 2023. 12. 21. 22:39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백일홍

학명 : Zinnia elegans

꽃말 : '행복'

 

꽃 운세 : 우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군요.

세월이 흐르면 사람과의 관계는 변하기 마련이지만,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당신의 곁에는 오랜 친구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오래가도 꽃도 결국은 지기 마련,

각자의 삶을 살다 보면 아무리 각별했든 친구도 소원해지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삶에서도 행복의 원천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12월 22일 탄생화는 백일홍입니다.

백일홍은 국화과의 한해살이풀로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데,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에 관상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뜻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열흘 넘게 피는 꽃은 없다'라는 뜻입니다.

물론 자연에는 열흘 넘게 피는 꽃이 많지만,

젊은 날은 오래가지 않으며 흥한 것은 반드시 쇠하기 마련이라는 속뜻을 담고 있기에,

오늘날까지도 자주 쓰이는 관용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꽃이 있으니,

바로 12월 22일의 주인공 백일홍입니다.

백일홍은 높이 60 ~ 90cm까지 자라는 풀인데,

6 ~ 10월에 줄기 끝에,

지름 5 ~ 10cm 정도의 화려한 꽃을 피웁니다.

꽃의 색은 본래 자주색이나 보라색 계열이었지만,

요즘에는 여러 가지 색의 품종이 나와 있습니다.

백일홍이라는 이름은 꽃잎이 시들지 않은 상태로 열흘은 물론,

100일까지도 꿋꿋하게 버틴다 하여 붙은 이름이지요.

 

이렇게 개화기간이 길다 보니 매우 인기 있는 관상식물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한 번 심으면 꽃을 피우고,

씨앗을 떨어트려 내년에 다시 자연 발아하므로,

한번 들이면 매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서로 다른 색상별로 모아 심어 군락을 지게 하고,

키가 작은 품종들로 허전한 허리를 가려주면,

백일홍 한 가지만으로도 환상적인 꽃밭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도 이런 백일홍의 편리함과 아름다움에 반했는지,

우리나라에서도 구한말 이전부터 미국에서 들여온 백일홍을 관상용으로 길렀습니다.

 

그런데 백일홍이라는 한해살이풀과 배롱나무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생김새가 비슷한 것도 아니고,

생태도 풀과 나무로써 서로 전혀 다른 식물인데,

어째서 이런 혼동이 생긴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배롱나무의 원래 이름이,

"백일홍나무"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배롱나무는 꽃을 피우는 나무로써는 드물게 붉은 꽃을 100일 이상 피우는데,

이 때문에 백일홍나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말의 발음상 연음현상으로 인해,

"백일홍 - 배기롱 - 배이롱 - 배롱"의 단계를 거쳐 배롱나무가 된 것이지요.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200년이 갓 넘었을 뿐이지만,

워낙 인기가 많은 덕에 백일홍에는 우리 전설이 깃들었습니다.

오랜 옛날,

바닷가 근처의 어촌 마을에서 이무기가 나타나 어부들을 잡아먹고 수시로 태풍을 일으켰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무기를 달래기 위해 젊고 어여쁜 처녀를 이무기의 제물로 바쳐 이무기의 화를 잠재웠습니다.

그렇게 10년마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던 악습이 계속되던 어느 날,

떠돌이 무사가 마을을 들리게 됩니다.

무시가 들렸던 날은 우연히도 처녀를 제물로 바치려던 시기였고,

무사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이무기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제물로 뽑힌 처녀와도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무사는 이무기를 처치하겠다고 공헌했고,

그동안의 악습으로 인해 죄책감에 지쳤던 마을 사람들은,

무사의 약속을 못 미더워하면서도 그를 돕기로 합니다.

처녀 대신 무사를 실은 배가 항구를 떠나기 전,

마을 처녀와 작별의 인사를 나누던 무사는 자신이 이무기를 처치하는 데 성공하면 하얀 기를 올리고,

자신이 이무기에게 죽게 되면 붉은 기를 올리겠다고 이야기합니다.

그 뒤 처녀는 매일 같이 무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항구에서 수평선을 하염없이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게 100일째가 되던 날,

처녀는 수평선 너머에서 희미하게 돌아오는 배를 발견합니다. 

 

그러나 아뿔싸,

배에는 흰 깃발이 아닌 붉은 깃발이 걸려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처녀는 자신을 위해 무사가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슬피 울다 지니고 있던 칼로 가슴을 찔러 죽고 맙니다.

그런데 배가 항구에 들어오자 멀쩡하게 살아있는 무사가,

처녀를 찾아 한걸음에 배에서 뛰어내립니다.

알고 보니 이무기와 싸우던 중,

흰 깃발에 이무기의 피가 튀어 붉게 물들었고,

처녀는 이를 붉은 깃발로 착각한 것이었지요.

그 뒤 처녀의 무덤에는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무사의 생환을 기도하던 처녀의 넋이 깃들어 있는지,

100일 동안 시들지 않고 붉게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12월 22일은 백일홍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백일홍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우리의 화단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게 된 식물이지요.

화단 가꾸기에 도전해보시고 싶으시다면,

한번 백일홍을 길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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