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 박하(12월 21일 탄생화) 이야기

출처 : 모야모 매거진 꼬꼬마정원사

 

이름 : 박하

학명 : Mentha canadensis

꽃말 : '미덕'

꽃 운세 : 타고난 인품 덕에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향기처럼 매력을 발산하는 사람이군요.

덕분에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 편입니다.

하지만 타고난 매력과 선해 보이는 인상만으로는 삶의 고락을 함께할 친구를 얻을 수 없는 법,

때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미덕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12월 21일 탄생화는 박하입니다.

박하는 민트(mint)라고도 하는데,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전 세계의 온대지역에서 자생합니다.

 

식물에 관심을 전혀 두지 않는 사람도 박하 향기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박하는 특유의 알싸하고 시원한 향기로 유명한 허브인데,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수수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줄기는 30 ~60cm 높이까지 자라며,

줄기가 둥근 다른 식물과는 달리 특이하게 사각형 모양으로 각이 져 있습니다.

 

박하 향기는 잎에서 가장 진하게 나는데,

박하 잎은 마주나고 톱니가 있는 긴 타원형이며,

길이는 2 ~ 6cm 정도로 작은 편입니다.

박하는 여름에서 가을까지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연한 자줏빛의 작은 꽃을 한가득 피웁니다.

 

박하는 생명력과 번식력이 매우 강합니다.

가혹한 환경에서도 금방 자라서 넓게 퍼지는 것은 물론,

가지를 잘라서 물이 담긴 컵에 꽂아두면 별다른 처리를 하지 않아도 쉽게 번식시킬 수 있지요.

게다가 일부 박하의 종 중에는 다른 식물과 경쟁하기 위해 독을 발산하는 것도 있어서,

박하는 특유의 향기가 없었더라면 십중팔구 해로운 잡초 취급을 받았을 것입니다.

평소에 미워하던 이웃의 마당에 박하 씨앗을 던져 넣어,

이듬해 정원을 박하 일색으로 뒤덮어버린 사례가 있을 정도이지요.

 

박하잎에서 나는 알싸한 향기는 멘톨(menthol) 성분 때문입니다.

멘솔이라고도 하지요.

박하의 잎을 말려서 수증기 증류하면 노란 녹색 기름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정제하면 투명한 박하 기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박하 기름의 주성분이 바로 멘톨입니다.

 

멘톨은 향기가 좋은 것 외에도 여러 작용을 합니다.

특히 우리 몸에서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수용체에 결합하여,

멘톨이 피부에 닿으면 시원하다는 착각을 일으킵니다.

마치 매운맛을 '뜨겁다'라고 느끼는 것처럼,

박하 향을 '시원하다'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멘톨은 약간의 마취 효과가 있어서 멘톨이 닿은 부분은 통증이 덜해집니다.

벌레 물린 데 바르는 약이 멘톨이 들어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 밖에도 멘톨에는 항균 작용을 해서,

치과에서 시술할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향기 외에도 많은 작용을 하므로,

멘톨은 방향제보다는 나쁜 냄새를 덮어 없애는 구취제로 더 많이 쓰입니다.

담배에 첨가되는 향이 박하 향인 것도 바로 이 구취 효과 때문이지요.

또한 병원에서 수술할 때,

염증이 심해 숨쉬기가 곤란한 정도로 냄새가 심하면,

의사가 수술용 마스크 안에 멘톨 기름을 발라 버틴다고 합니다.

 

박하는 동서양 모두에서 예로부터 널리 쓰였습니다.

동양에서 박하는 약초로 쓰였는데,

본초강목에 따르면 박하는 인후, 입, 치 등의 모든 병을 다스리며,

또 연주창, 옴, 가려움증 증을 다스린다고 되어있습니다.

서양에서도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박하를 약용으로 쓰기 위해 재배했는데,

정신을 맑게 해 준다는 믿음 때문에,

위병이나 요통, 두통 등에도 처방했습니다.

당시 아리스토텔레스 박하가 군인의 용기와 정신도 차갑게 식히기 때문에,

전쟁 중에 병사에게 먹여서는 안 된다는 기록을 남긴 바 있습니다.

 

12월 21일은 시원한 향기가 유명한 박하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박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옛날부터 우리와 함께해 온 허브입니다.

 

박하에서 추출한 성분인 멘톨은,

오늘날에는 치약과 아이스크림, 담배나 파스 같은 외용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쓰이게 되었지요.

 

생명력이 강해 기르기도 쉬우니,

평소에 허브를 키우고 싶으셨던 분이라면,

가볍게 박하부터 키워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