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 觀我 Story

호수가 언다고 - 내 마음도 얼수야 있으랴 본문

관아觀我Guanah Story

호수가 언다고 - 내 마음도 얼수야 있으랴

Guanah·Hugo 2023. 12. 22. 07:59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호수가 꽁꽁 얼어도

물속에 물고기는 노닐고


동면에 든 짐승이

제 아무리 배 고파도

겨울을 이겨내어

 

이듬해

간들간들 아지랑이 피움에

기지개를 켜고

 
 숲을 그린 나무는

추운 겨울을 위해

제 한 몸 의지하기도 버거워
 
잎을털어내며떨구며
 
낙엽이 이불이 되어주고
 
 

나무는

땅이 꽝꽝 얼어  

전라의 몸짓에도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으니


나뭇가지 끝자락까지

대지의 양기를 빨아들여

늘 얼지 않게

골고루 수분을 공급하며 

생을 이어가고


계절은 돌아오지 말라하여도

때가 되면

다시 제자리 돌아와

희망과 사랑을 잇게 해 주고


속세에 찌들어 불어오는 바람에

제 옷깃을 여미질언정


세속을 떠난 마음은

늘 얼지 않은 

청심의 마음이 되어가니


바야흐로

마이동풍 따라 흘러가는

나의 마음도

곧 그 길 따라 떠나보려

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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