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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파종에 대해 몰랐던 것들...(8) 다년초의 파종시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파종 당해년 또는 한 시즌에 개화와 결실까지 모두 마치는 한해살이와 달리,
여러해살이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발아한 당해년에는 성장만 하고,
개화와 결실은 그 이듬해부터 시작한다.
원칙이 그렇다면 예외도 물론 있음을 의미한다.
가령 한날 한시에 파종을 해도,
일부 조속한 녀석들은 빈약하지만 꽃을 피우기도 한다.
게다가 여러해살이임에도 불구하고,
봄에 파종하면 그 해 가을이면,
꽃을 피워대는 성질 급한 녀석들도 더러 있다.
어쨌든 여기서는 가장 전형적인 여러해살이의 라이프스타일만을,
전제로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한다.

여러해살이의 경우는 봄파종뿐만 아니라 가을파종,
그리고 겨울파종까지 가능하다.
어차피 파종 당해년에 꽃을 보자는 것이 아니므로,
어느 계절이든 무관하다.
하지만 어느 시기에 파종을 하느냐에 따라,
녀석들이 부닥치는 현실에서의 득과 실은 달라진다.

봄파종의 경우는 생육일 수에 여유가 있으므로,
성체에 가까운 체력을 기를 수 있다.
반면에 장마와 무더위라는 만만찮은 강을 무사히 건너야 하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특히 배수가 불량하거나 줄기조직이 단단하지 못한 녀석들은,
멀쩡하다가도 장마철에 훅 가는 경우가 있으며,
한여름에는 삼복더위와 가뭄에 시달려 고사할 수도 있다.

장마와 삼복더위가 다 지나간 안전한 시기인 8월 말 ~ 10월 초에 하는 가을파종의 경우는,
대신에 생육일 수가 짧아 모종 수준에서 뿌리만으로 혹한의 겨울을 무사히 나야 한다.
특히 이른 봄에 언 땅이 녹을 때,
뿌리가 솟구쳐 오르면서 동사하는 경우도 있다.

그다음으로는 겨울파종이 있다.
당연히 "오잉? 추운 겨울에 파종을?"
이라는 물음이 따라온다.
대답은,
"Yes, Of Course!"이다.
겨울파종이 알토란 가은 메리트를 감추고 있는 비법임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봄파종도 놓쳤고,
가을파종도 어쩌다 깜빡했을 때 아주 요긴하다.
겨울파종에는 두 번의 타이밍이 있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11월 하순에서 땅이 얼기 전인 12월 중순,
그리고 언 땅이 해동되기 시작하는 2월 하순에서 3월 초순이 그것이다.

이 대목에서 또 당연히 지적이 뒤따른다.
"추운 날씨에 어차피 발아도 안될낀데 파종이라꼬? 바보짓 아닌가?".
예! 맞습니다요~
기온이 적정온도를 벗어나 있으니 당연히 발아는 안된다.
하지만 충분히 이유가 있다.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자연상태에서 씨앗의 저온처리를 하게 되므로 발아율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둘째는 저온처리가 된 씨앗은,
발아온도가 약 10도가량 낮아져 가장 이른 시기에 싹이 트기 때문에,
당해년에 꽃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는 발아시기가 잡초보다 한발 빠르므로,
키와 뿌리의 경합에서 유리하다.
이쯤 되면 당연한 질문과 당연한 지적을 했던 사람이 오히려 뻘쭘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 노지가 실외가 아닌 실내파종으로 장면을 바꾸어 보자.
한해살이의 경우 실내파종은 늦겨울이나 이른 봄으로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여러해살이의 실내파종은 말 그대로 연중 어느 때든 다 가능하다.
다만 실내에서 키운 모종을 언제 내다 심느냐에 따라,
고려해야 할 사항이 각각 다를 뿐이다.
봄에는 늦서리,
여름에는 장마와 무더위,
가을에는 첫서리,
겨울에는 일조량과 통풍 등이 유의해야 할 복병들이다.

그리고 한해살이와는 달리 여러해살이의 실내파종(실외 봄 / 가을 파종도 포함) 시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다년초 씨앗의 상당수는,
그냥 파종하면 발아하지 않는다.
깊은 잠을 자고 있는 녀석들은 깨워서 파종해야 한다.
좀 번거롭기는 하지만,
요긴하게 활용이 되는 "저온처리(Cold Treatment)",
일명 "춘화처리" 또는 "휴면타파"가 그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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