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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 - 편백 - 화백 이야기

Guanah·Hugo 2022. 9. 26. 20:44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나무들을 통칭해 침엽수(針葉樹)라 부른다. 

실제로는 다소 다른 모양의 잎들도 포함된다.

실제로는 침엽수는 다른 모양의 잎들도 포함된다.

어쨌든 침엽수는 4개의 집안으로 대별하며, 각 집안 별로 독립된 일가를 이루고 잇는 멤버들은 다음과 같다.

 

- 소나무과 (소나무, 전나무, 개잎갈나무, 가문비, 낙엽송, 솔송나무)

- 낙우송과 (낙우송, 메타세쿼이아)

- 주목과 (주목, 비자나무)

- 측백나무과 (측백, 눈측백, 편백, 화백, 삼나무, 향나무, 노간주나무)

 

이들 침엽수들에게는 잎모양 말고도 공통점이 몇 가지 더 있다. 열매 모양이 대체로 둥글거나 뿔난 공을 닮아 어려운 전문용어로 "구과(毬果)"식물이라 한다.

거의 대부분은 겨울에도 초록을 유지하는 상록성인데 예외도 있다.

이름에 떨어질 "락(落)"이 들어가는 낙엽성과 낙우송 식구들은 여울에 잎을 떨어뜨린다.

 

 

또 하나의 특이한 공통점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화학물질인 이른바 "피톤치드"의 발산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피톤치드(Phytoncide, 정통 발음은 "파이톤싸이드")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식물이 죽인다"는 좀 살벌한 뜻이다.

식물이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휘발성 물질로 일종의 천연 항생 - 살균 - 살충 - 탈취제이다.

사실 피톤치드는 침엽수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식물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일정량을 분비한다.

인간의 후각을 기준으로 하면 향기이기도 하고 악취가 되기도 한다.

피톤치드는 무차별적이 아니라 대상을 특정한다.

다시 말해 공기총식 난사가 아니라 조준사격을 한다.

나무마다 대상 티겟이 다르며 목록으로 만들어져 있다.

다행히 인간은 식물의 적인 세균이나 해충이 아니므로 그 목록에서 제외되어 있다.

 

숲에 들어가면 공기가 상쾌하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피톤치드가 후각을 통해 뇌를 자극해 긴장완화 - 진정 - 수면효과 등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림욕을 하면 아토피 - 무좀 - 알레르기 등의 피부병이 치유되는 것도 피톤치드의 항균기능 때문이다.

 

피톤치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나무가 편백(扁柏)이다.

실제 측정치로도 그것이 증명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나무의 조직구조 자체 특성에 기인한다.

잎과 줄기는 물론 목재 상태에서도 오랫동안 피톤치드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측백나무 집안인 편백은 일본에서 개량된 수종이다.

일본에서는 "檜木(히노끼)"라고 부르는데, 특유의 향 때문에 나무 욕조나 노천온천 울타리 용도로 주로 쓰이다가 인테리어 자재로 확대되었다.

국내에서는 일제강점기 때에 들어왔는데, 웰빙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인기를 얻어 건축자재는 물론 방향제, 베개, 도마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도 등장했다.

 

그런데 편백은 몇 가지 약점이 있다.

내한성이 강하지 못해 중부지방에서는 육림이 어렵고, 배수가 좋지 않은 토양에서는 취약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편백의 대체 또는 보완재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나무가 편백의 사촌인 화백(花伯)이다.

꽃이 작아 존재감조차 없는데 왜 꽃 화(花)가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피톤치드도 많고, 내한성도 강하고, 습한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이다.

게다가 화백을 더 개량한 품종인 실화백과 불러바드화백은 정원수나 관상수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아래 사진 : 실화백, 불러바드화백)

편백 - 화백- 측백은 잎모양 - 수피 - 열매가 비슷해 얼핏 보아서는 헷갈리기가 쉽다.

하지만 아래의 몇 가지 포인트를 조합하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잎끝 모양 : 둥글둥글(편백), 뾰족뾰족(화백), 뭉글뭉글(측백)

- 잎 뒷면의 숨구멍 모양 : Y자형(편백), W자형(화백), 없음(측백), I자형(눈측백)

- 열매 모양 : 축구공 무늬(편백), 건포도(화백), 뿔난공(측백), 길쭉(서양측백)

 

한편, 종손인 측백(側柏)과는 별도로 독립된 일가를 이루고 있는 한국 특산의 눈측백이 있다.

설악산 북부와 북한지역에 자생하는데, 가지가 늘어지고 잎이 부드러우며 잎 뒷면이 희고 골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눈측백을 개량한 것이 서양측백 - 황금측백 - 에메랄드그린 등이며, 조경용도로 많이 심고 있는 수종들이다.

 

 

(아래 사진 : 눈측백, 황금측백, 에메랄드그린)

 

(아래 사진 : 측백 vs 서양측백)

 

(아래 사진 : 유럽측백 vs 싸이프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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