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천년을 잊으리 - 만년을 살리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구중궁궐에 노니는 물고기도
궁에 있다 하여
권세를 누리는데
하물며 첩첩산중 인기척 없는
외딴 두메산골에
아무도 찾지 않는
풍점 고갯마루를 쉼 없이
넘고 넘어 잠시 먼산을
바라보노라면
이곳이
옛 고을의 지난 마음이던 것을
저 멀리
천년에 불어오는 바람에 이끌러
한 점 옷깃을 여미는 소리에
문득 스치듯 선잠에서 깨어나보니
까마귀 한 마리 외로이
천년살이 느티나무에 기대어
적막을 깨우듯 뇌리를 스치고
뉘엿뉘엿 넘나드는
석양 사이를 바라보며
구슬피 들려 울어마지 않는구나
천년을 지탱해 온 주춧돌에 올라서서
어느새 찬란했던
옛 수도승의 수행의 발길이
이곳에 머물렀어야 만
했던 마음을 짐작케 하니
세속을 떠나라고 하네
속세에 찌든 때를 씻겨보라 하네
이곳에 도착하여
산신께 빌어마지 못했던 소원도
어머니 정화수 떠다 놓은 마음의
한 수만큼이야 되지 않을 것이네만
모두가 떠나간 이 자리에
혹여나 혹시나 행여나 하는 마음은
옛 천년의 지나온 발자취에
뒤안길 쳐 또다시 걸어가 보니
제너머 십리 발길에 놓인
법천사지에서 넘나드는
이가 있어
오고 가고 넘나들던
고갯마루 쉼터에서
물어 물어 여쭙니다
보살이시여
이 고개를 넘어서면
천년을 잊힌 듯이 만년을 살아온
거돈사지 느티나무에 가부좌를 트신
원공국사를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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