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 觀我 Story

벼가 익었다 - 벼가 쓰러졌다 본문

관아觀我Guanah Story

벼가 익었다 - 벼가 쓰러졌다

Guanah·Hugo 2024. 9. 23. 01:00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갈대는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는데


하물며 너는

한 번 넘어지면

그 누군가의 도움 발길 없이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는구나



너는 열매를 맺어

일용할 양식을 주고

갈대는 맺히는 것이 없어

오직 바람의  장난 앞에

이리저리 흔들려버린

마음의 양식을 주워 담기에

급급하더구나



그러나

우리의 다른 점과 

같은 것이 있다면



너와 나는

의당 깊어가는 가을이 오면

너는 그 많던 이삭을 털어내어

다음 생을 위한 준비를 하고



나는 바람의 마음을

잘 헤아려

꼿꼿이 펴 하늘을 향해

변치 않을 사랑과 우정을 

벼가 익어 쓰러지는 사연에서

찾아가고



갈대가 물살에

쓰러져 가는 이유에 대해서

동병상련의 갸륵한 마음은



잘난 바람이 불어와도

쓰러지지 않고 파란 잎새가

늘 사시사철 노래하며 춤추듯 하는

대나무 일생에서



우리의 마음도

늘 비어있는 허공의 청허함에서

함께 하며 떠나려 함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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