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가을비 - 양철통 그집 언덕 위에 내리는 비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언덕위의 양철통 집
우리 집 그 앞집은
사방이 양철통 지붕
비가 올 때마다
그 옛날 깡통 차기 하듯
비가 내릴 때마다
더 부산스럽다
밤에 내리는 비는
작은 비에 커다란 양철통 소리가
작은 선율이 되지만
밤에 내리는 큰비는
커다란 양철통 소리에
베토벤의 운명처럼 들려온다
그 속에 숨어 지내는 고양이 가족
비 내리는 양철통 소리에
새끼 고양이 야옹야옹 하며 깨며
새끼 고양이 놀랄세라
엄니 고양이 품 안에
빗소리는 잊혀지고
커다란 양철통 위를
여름 지난 비가 내렸다
가을인가 싶더니
낙뢰와 함께 내리기에
여름 비라 불러보고 싶다
가을비는 요란스럽고
부산스럽지는 않지만
잔잔한 운율에
마음의 동요도 일지 않으며
거칠게 내린 양철통 지붕 위에
내리는 비는
지난 여름을 기억해 달라
마지막 몸부림에 요동을 친다
가을비 아닌
여름 비가 내린 후
그대와 마지막으로
이 빗속을 걷고 싶다
이 여름의 끝자락에
서있는 나그네
잠시 쉬어가는 여정길이
그리 달갑지 않지만
이 비를 맞으면
지금의 나는
그대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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