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실제적인 사람, 잡초의 꽃(7월 13일 탄생화) 이야기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 별꽃 >
이름 : 잡초의 꽃
학명 : Flower of Grass
꽃말 : '실제적인 사람'
꽃 운세 : 풀은 땅바닥에 낮게 깔려서 무슨 일에서건 돋보이는 일이 없지만,
사실은 세상사를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은 매우 현실적인 사람입니다.
7월 13일의 탄생화는 바로 '잡초의 꽃(풀의 꽃)'입니다.
< 위 사진 : 개망초 >
'잡초'라 하면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의 풀을 뜻합니다.
잡초는 그냥 보기에는 볼품없고 쓸모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기도 합니다.
< 위 사진 : 자운영 >
무성하게 자라나는 잡초를 제거할 때면 골치가 아프다가도,
아무것도 없는 황폐한 땅을 초록색으로 덮어주고,
눈길이 닿는 곳마다 수줍게 얼굴을 내밀어 수수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식물이기도 합니다.
7월 13일은 이 고마운 '잡초', '잡초의 꽃'을 시와 함께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 위 사진 : 닭의장풀 >
잡초
언제부터 잡초였을까
풀잎의 이름
눈여겨보아 주는 이 없이
마음껏 들판을 뛰다
숲 속
개울가
저희끼리 모여 색깔 내고
향기 뿜는다
- 장미숙 <잡초> -
< 위 사진 : 쇠뜨기 >
잡초
사람들아
잡초라고 함부로 짓밟지 마라
쇠뜨기 명아주 애기똥풀
개망초 며느리배꼽
식물도감에 버젓이 올라 있는
고향을 지키는 민초들이다
거친 산야 살찌게 하는
우리는 꽃이다
한 송이 꽃도 피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잡초다
- 김종익 <잡초> -
< 위 사진 : 애기똥풀 >
잡초
살고 싶은
끈질긴 의지를
한 줌 흙에 묻고
뿌리를 내린다
줄기를 세운다
철 따라
보호색을
부지런히 갈아입고
그늘 진 나무 아래서도
바람 타는 길섶에도
잎새를 키워가며
잡초란
이름으로도
꽃을 피우고 있다
- 한정숙 <잡초> -
< 위 사진 : 별꽃 >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저 푸른 들판을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잘난 장미도 백합도 아니다
이름도 없는
있어도 불려지지도 않는
잡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각기 자리 잡아
제 역할에 충실한 들풀
그들이 들판을 푸르게 한다
소리 없는
그들이 세상을 지탱한다
- 이문조 <들판을 푸르게 하는 것은 잡초다> -
< 위 사진 : 씀바귀 >
잡초
늦겨울의 누런 잔디 사이로
보도블록 갈라진 틈으로
파릇파릇 고개 내밀기 시작한
어린 쑥 씀바귀 질경이
낯익은 잡초들
어린 시절 찧고 이개어
소꿉놀이하던 풀포기들 바라보니
마음은 고향에 온 듯 안온하다
화려하게 얼굴 내민 꽃송이 하나 없이
땅바닥에 잔잔하게 엎드린 풀들
그냥 스쳐 지나가다
무심한 눈에는 띄지도 않다가
문득 눈물겹게 어여쁘다
어느 쓸쓸한 날
내 삶도 저 정도는 될까
매일은 아니고 모두에게도 아니고
어쩌다 가끔 누군가에게
따스한 그리움 주는
저 씀바귀 질경이만큼은 살고 있을까
- 조향미 <잡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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