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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샘솟는 숲속 연못(글 : 수전 핸드 셰터리, 사진 : 트리스탄 스핀스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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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샘솟는 숲속 연못(글 : 수전 핸드 셰터리, 사진 : 트리스탄 스핀스키)

Guanah·Hugo 2024. 2. 5. 05:10

출처 :  [영원히 샘솟는 숲속 연못]-내셔널지오그래픽매거진 (nationalgeographic.co.kr)

 

아람 J. K. 칼훈과 그녀의 남편 맬컴 헌터는 모두 미국 메인대학교 야생동식물 및 수산업 보존생물학과 명예 교수다.

두 사람은 잠깐 생겨났다 사라지는 이 작은 웅덩이들이 생태계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을 연구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계절성 강우는 ‘봄의 연못’이라는 작은 오아시스를 형성해 중요한 생명체들을 잔뜩 끌어들인 뒤 말라붙는다.

한해의 주기가 다시 시작될 때까지 말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나는 솔송나무 숲에 난 길을 따라 걸었다.

그 길은 수년간 쌓인 낙엽들로 폭신폭신했다.

앞쪽에서 불빛이 비쳤다.

알고 보니 그 빛은 햇빛이었다.

햇빛이 나무들 사이의 공터에 형성된 작은 웅덩이에 반사되면서 광채가 발생한 것이다.

납작한 접시에 물을 담아 놓은 듯한 그 웅덩이는 봄의 연못이다.

나는 이것을 보러 이곳에 왔다.

때는 늦은 봄날의 따사로운 오후였고 연못의 물은 이미 줄어들기 시작한 상태였다.

봄의 연못을 형성하는 것은 주로 빗물과 고지대 숲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다.

이 연못에는 상시로 물이 흘러들거나 빠져나가는 물길이 없다.

이 연못들은 깊이가 고작 1m 남짓으로 자그마한 크기이며 바다에 둘러싸인 섬들의 무리인 군도와 반대로 땅에 둘러싸인 웅덩이가 종종 숲 바닥을 따라 늘어서 있다.

날씨가 더워지고 봄비가 그치면 물이 증발하거나 주변의 나무와 덤불 뿌리에 흡수되면서 연못의 물이 줄어든다.

대부분의 연못은 늦여름이면 말라붙는다.

이것이 봄의 연못의 본질적인 특징이다.

물고기는 물이 말라 없어지는 연못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는 곧 개구리와 도롱뇽 유생, 온갖 곤충 등이 더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라는 사실을 뜻한다.

 

미국 북동부 최북단 모퉁이에 자리한 메인주에서 1.6km 높이의 쐐기를 닮은 빙하는 약 2만 년 전 그 규모가 최대에 달했다.

이 빙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녹기 시작하면서 구혈과 능선, 유개화차만 한 암석을 남겼으며 점토와 빙퇴석이 쌓인 우묵한 지대를 만들었다.

이 숲에는 그 빙하의 흔적이 남아 있다.

개울과 습지, 연못뿐 아니라 계절에 따라 곳곳에 형성되는 웅덩이가 숲에 가득하다.

 

미국 메인주에 있는 한 봄의 연못 수면 가까이에 점박이도롱뇽 알들이 군데군데 떠 있다.

일부 알에는 부화한 유생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조류가 붙어 있다.

계절에 따라 빗물에 의해 짧은 기간 동안 형성되는 봄의 연못은 삼림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해마다 찾아오는 번식기를 맞아 메인주의 한 야트막한 봄의 연못에서 나무숲산개구리 한 쌍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

밤비가 계속 내리고 기온이 약 4-5℃가 되면 나무숲산개구리와 점박이도롱뇽 무리는 얼었던 몸을 녹이고 겨울 은신처에서 나온다.

 

해마다 봄이면 대부분의 봄의 연못에 물이 차오르며 생명체가 번성한다.

하지만 이 연못은 여름이면 물이 마르고 겨울이면 휴면기에 들어간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런 주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이 부화장에는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아 양서류에게 이상적인 번식지가 된다.

메인주에서는 나무숲산개구리와 점박이도롱뇽, 푸른점박이도롱뇽, 무갑류 등 네 개의 종이 특별히 봄의 연못에서 적응하며 번성했다.

봄의 연못은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에게도 매우 중요한 물웅덩이이자 먹이를 섭취할 수 있는 곳이다.

 

한여름이면 많은 연못에서 수련이 싹을 틔워 다른 수생생물에게 그늘을 제공한다.

 

점박이도롱뇽이 봄철 짝짓기 철에 물에 잠긴 가지 위에 알 덩어리를 배출하고 있다.

 

많은 종들이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사라지는 오아시스 같은 봄의 연못에 의존해 살아간다.

그중에는 새끼 비단거북과 희귀한 잠자리의 일종인 고리청동잠자리, 아메리카올빼미, 푸른점박이도롱뇽과 재퍼슨점박이도롱뇽의 교잡종인 도롱뇽도 있다(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

이 녀석들은 모두 미국 북동부에서 발견된다.

 

나무숲산개구리가 번식기를 맞아 이동하고 있다. 이런 종은 근처에 봄의 연못이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좋은 지표다.

비록 녀석들이 연못에 도달하려면 무려 1.5 km가량 이동해야 하지만 말이다.

 

이른 봄, 올챙이 떼가 봄의 연못에서 물이끼와 낙엽, 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를 헤엄치고 있다.

녀석들은 조류나 박테리아를 먹으며 녀석들 중 다수가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개구리로 성장하고 나면 대부분이 번식을 하기 위해 태어난 웅덩이로 돌아온다.

 

공중에서 찍은 사진을 통해 메인주 오로라에 형성된 커다란 봄의 연못과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다.

메인주는 미국의 다른 주에 비해 삼림 지대 면적이 넓은 곳으로 토지의 90% 가까이가 숲으로 뒤덮여 있다.

 

[작은 생명체들로 가득한 곳]

‘봄’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이름이 유래한 봄의 연못은 잠깐 생겼다가 사라지는 작은 물웅덩이다.

눈이 녹거나 봄비가 내리면 야트막한 곳에 형성돼 금방 생명체들로 바글거린다.

미국 전역과 세계 여러 지역에서 발견되는 이 역동적인 생태계는 특정 계절에 형성된다.

연못이 말라붙으면 그곳에 있던 많은 생물이 주변 숲으로 멀리 이동했다가 이듬해 연못에 물이 다시 차오르면 돌아온다.

인간의 개발 활동이 녀석들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는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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