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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의 배려 - 달이 지면 태양이 뜬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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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람의 배려 - 달이 지면 태양이 뜬다

Guanah·Hugo 2024. 1. 16. 12:59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달이 뜨는 자리에서

나는 너의 별자리를

찾아 떠나는

어린 목동의 마음이 된다



태양이 지는 자리에서

나는 너를 다시 만날

달사냥을 떠나는

늑대의 울부짖음을

기억해야
해야 한다


달이 지면 꿈도 지고

슬픔은 어두운 숲 속에 갇힌 채

부엉이의 매서운 눈초리에

잡힌 어느 들짐승의

멍에를 둘러쓴 채 쫓기는

그 마음을 따라가야 한다



달이 지는 자리에

나는 너를 기억할 수 있는

수레바퀴 물레방아

돌아가는 소리에

밤의 적막을 깨우고



물소리에 묻힌 채 신음하는

달빛의 어린 마음을

사랑해야 한다



태양이 뜨는 자리에서

더 이상의 밤길 헤맨 마음은

어느 순간의 아픔도 잊힌 채

다시 사랑할 줄 아는



구름 같은 사랑을

바람에 의존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



아마도 지금은

또 다른 사랑에 예행의 연습을 위한

겨울나무가 겨울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다가올 봄을 맞이하기 위해

지난 낙엽의 마음을 달래주는

겨울 찬바람의 배려를

용서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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