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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石榴) 이야기

Guanah·Hugo 2023. 2. 15. 09:32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꽃, 열매, 씨앗이 모두 붉은 나무를 아시나요?

알알이 박힌 루비 보석을 품고 배시시 미소를 짓는 열매를 아시나요?

다산(多産)과 건강(健康)의 상징으로 매난국죽(梅蘭菊竹) 사군자에 버금가는 동양화의 단골 소재를 아시나요?

정답은 바로 "석류(石榴)"입니다.

 

혹시 중동이나 서아시아를 여행해 본 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길거리 노점이나 시장통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과일이 석류인데, 그 기막힌 맛에 놀라게 됩니다.

국내에서도 대전 이남의 남부 지방에서는 제법 흔한 과일이라서 누구나 몇 번은 먹어본 기억들이 있을 겁니다.

맛이 매우 시고, 씨앗과 과육을 둘러싸고 있는 두툼한 맛이 있어 잘 까고 먹지 않으면 떱떨한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았던 기억 · · ·^^

 

그도 그럴 것이 석류의 원산지가 서아시아의 고산지대인데,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로 기후가 뚜렷이 양분되는 곳에서 자라야 그 맛과 향이 제대로 살아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란의 북부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재배된 석류가 품질에서 으뜸으로 칩니다.

젊은 시절 아프간에서 몇 달간 체재한 적이 있을 때, 덤덤한 넙쩍빵과 느끼한 양고기 일색인 지극히 단순하고 투박한 음식에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매일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새콤달콤한 석류 때문이었다.

 

석류의 개화시기는 여름부터이다.

봄꽃들이 모두 들어가고 녹음이 짙어지는 시기에 강렬한 진주홍빛으로 피는 석류꽃은 눈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모습을 보며 읊은 중국 송나라 정치개혁가 왕완석의 시구 "만록총중홍일점(萬綠叢中紅一點)"에 등장하는 것이 바로 "홍일점(紅一點)"이다.

 

게다가 석류꽃은 두꺼운 꽃받침에 둘러싸여 피기 때문에 쉽게 낙화하지 않아서 개화 기간이 두 달 이상이나 된다.

화목으로는 배롱나무 못지않게 개화 기간이 긴 셈이다.

 

석류는 실크로드를 거슬러 서역에서 중국으로 전해졌고,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에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원래는 추위에 강한 품종이었지만, 중국의 남부를 거쳐 들어오면서 내한성이 떨어져 영하 10도 정도가 한계이다.

남부지방 여행 시 고택 마당 한가운데에는 어김없이 수십 - 수백 년 묵은 석류나무가 분재처럼 자라고 있음을 흔히 볼 수 있다.

대신에 중부지방에서는 바람막이가 있는 양지바른 곳이 아니면 노지월동이 어려워 주로 화분으로 기르는 편이다.

 

관상가치 측면에서도 석류는 꽃도 좋고, 열매도 좋고, 단풍도 멋지니, 삼박자를 고루 갖추었다.

특히 꽃과 열매가 공존하기도 하고, 노란색 단풍을 배경으로 매달려 있는 붉은 석류 열매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괜스레 시인이나 화가 흉내를 내고 싶어 진다.

 

절세가인 양귀비의 '최애' 과일이었고, 중동국가 미인이 많다고 하여 십여 년 전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광고 카피가 히트를 쳤다.

실제로 석류에는 비타민과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이 풍부해 피부 미용과 갱년기 증상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화장품은 물론 음료수 같은 가공 제품들도 등장했다.

 

석류나무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수형도 멋지게 잡히기 때문에 분재나 정원수로도 인기가 좋다.

겹꽃으로 개량한 '꽃석류', 겹꽃에 키를 작게 한 '애기꽃석류', 키를 더욱 작게 한 '미니석류' 등 품종도 다양화되고 있다.

이 중에서 미모를 위해 심하게 성형을 한 꽃석류의 경우는 불임이라 아쉽게도 열매를 맺지 못한다.

반면에 미니종의 경우는 열매를 맺고 개화시기가 가을까지 간다.

 

- 석류

- 꽃석류

- 애기꽃석류

- 미니석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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