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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드라미 이야기

Guanah·Hugo 2023. 2. 14. 23:57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그 시절 어느 집이든 장독대와 담장 밑에서 어김없이 볼 수 있던 붉은 꽃.

수수하면서 특이한 외모에 늦가을까지 오래오래 피어 있는 그 꽃 맨드라미.

꽃 모양이 마치 손으로 만든(맹글은, 맨들은)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씨앗이 반들반들(맨들맨들) 매끄럽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어쨌든 정겨운 우리말 이름이라 더 친근감을 준다.

 

촛불맨드라미

 

흥미롭게도 맨드라미 꽃의 생김새를 보고 동서양이 동일한 연상을 하고 있다.

닭의 벼슬을 닮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계관화(鷄冠花), 서양에서는 Cock's Comb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전해 내려오는 전설 역시도 왕과 주인을 향한 충절 또는 충성으로 서로 비슷하다.

실제로 닭은 뱀이나 지네에게는 천적이어서 닭을 닮은 맨드라미를 장독대나 담장 밑에 심었다.

 

큰키촛불맨드라미

 

우리 땅에 맨드라미가 들어온 시기는 의외로 오래되었는데,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추가 조선후기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음식에 색깔을 내는 단골 재료로 사용되었으며, 꽃은 화전이나 차로, 잎은 부각으로 튀겨 먹기도 했다.

또한 한방에서는 열을 내리는 약재로 요긴하게 쓰였다.

 

맨드라미가 속해 있는 집안은 비름과(아마란스과, Amarantheae)인데, 사촌과 육촌들이 여럿 있다.

- 비름

- 개비름

- 참비름

- 털비름

- 아마란스

- 색비름(삼색아마란스, 줄맨드라미)

- 맨드라미(닭벼슬형, 산호형, 호리병형)

 

여우꼬리(플라밍고) 맨드라미

 

맨드라미의 속명 celosia는 희랍어로 "불꽃"이고 꽃말 "정열"이 상징하듯이 원래는 붉은색만 있었지만, 원예종으로 개량되면서 컬러가 다양해 짐은 물론, 꽃의 모양도 각양각색인 수많은 품종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유전자가 고정되지 않은 교잡형이 많아 씨앗을 뿌리면 어떤 모양이 나올지 예측할 수가 없다는 것도 은근히 기르는 재미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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