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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지어 이야기

Guanah·Hugo 2022. 10. 20. 06:38

출처 : 모야모 자랑하기 웃는소나무(두물머리)

 

해마다 2월 ~ 3월 졸업과 입학 시즌이면 폭발적 인기를 누리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스타가 있다.

꽃이 귀한 계절에 상큼 달콤한 향기에다 앳되고 해맑은 모습의 매력덩어리 프리지어(Freesia)이다.

 

붙임성도 좋아 다른 꽃과도 잘 어울린다.

특히 안개초나 장미와는 찹쌀 궁합이라 대충 묶거나 꽂아만 주어도 앙상블이 환상적이다.

물 올림 특성도 좋아 꽃꽂이를 해도 꽃몽우리를 터트리면서 오래간다.

핑크, 레드, 화이트, 바이올렛 등 다양한 색상으로 개량되어 있지만, 출하되는 계절이 이른 봄인 만큼 역시 노란색이 주류이다.

 

학명이기도 한 Freesia는 최초로 야생에서 원종을 발견한 독일 식물학자의 이름을 따 온 것이다.

흔히 유통현장에서는 "후리지아"라 부르고도 있지만 촌스런 일본식 발음이 굳어진 것이다.

어쨌든 프리지어는 구근식물 중에서 소비량으로 보면 튤립 - 나리 - 글라디올러스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한 때는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했지만 지금은 우수한 국산품종도 여럿 등장해 대량으로 재배되면서 몸값이 많이 내려왔다.

 

흥미롭게도 프리지어는 추운 계절에 꽃을 피우면서도 내한성이 영하 3도 정도로 약해 노지에서는 월동을 못한다.

남아프리카의 아열대 고원지대가 고향이라 건조하고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고 영상 8 ~ 15도에서 생육이 가장 왕성하다.

 

기온이 20도씨 이상으로 올라가 잎이 거의 다 사그라지면 오월 말경에 구근을 캐어 보관했다가 가을에 다시 심으면 된다.

이때 자칫 곧바로 냉장실에 보관하면 꽃을 보지 못한다.

휴면 상태에서 고온 기간을 충분히 겪고 나서 서늘한 기온에 노출되어야 잠에서 깨어나 싹을 틔우고 꽃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여러해살이 씨앗이나 구근 중에는 습윤 냉장의 저온처리를 해주어야 발아하는 녀석들이 더러 있는데, 그 와는 정반대로 프리지어는 건조한 상태에서 두 달 이상의 고온기를 거쳐야 휴면이 타파된다.

게다가 연기를 쐬는 소위 "훈연처리"를 해주면 한날한시에 고르게 발아한다.

 

본래 모든 식물은 씨앗이든 구근이든 본능적으로 발아시기가 들쑥날쑥하도록 타이머를 조금씩 다르게 세팅해 놓는다.

하지만 제한된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노동력을 가급적 줄여야 하는 농가의 입장에서는 발아율을 고르게 하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연기를 쐬어주어 산불 같은 재해가 닥쳤을 때와 유사한 조건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모든 타이머는 동일한 시각으로 리셋(reset)된다.

거역할 수 없는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 조물주가 배려한 일종의 보험 프로그램인 셈이다.

 

프리지어 역시 대중적 인기가 높으니만큼 일찌감치 다양한 품종으로 개량되어 왔다.

장미 - 국화 - 글라디올러스의 경우처럼 국산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어섰으며, 향기 - 물 올림 - 내한성 - 내 병해 성 등에서 수입종을 능가해 가격이 더 비싼 것도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프리지어의 대표적 품종들은 아래와 같다.

 

- 홑꽃계 : 국산(송오브헤븐, 볼레르, 스윗러브, 레인보우, 퍼플리본, 블루벨)

                수입종(알라딘, 이본느 등)

- 겹꽃계 : 국산(샤이니골드, 골드리치, 점보화이트)

                 수입종(이본느, 솔레이, 자이언트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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