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분갈이, Why & How? 본문
출처 : 모야모 매거진
화분으로 기르는 식물에게는 "분갈이"만 한 보약은 없다. 자연 상태의 노지에서 자라는 식물과 화분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식물을 비교해 보시라.
식물의 뿌리는 본능적으로 물과 영양분을 찾아 뻗어간다. 노지에서는 체력이 허용되는 한 뻗고 싶은 만큼 뻗어갈 수 있다. 하지만 화분 안에서는 더 이상 뻗을 데가 없으니 뿌리끼리 서로 얽히고설킬 수밖에 없다.
이윽고 뿌리끼리 서로 목을 죄게 되면서 질식 직전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 쯤 되면 이상 징후가 앞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줄기 아래쪽 잎부터 누렇게 변하면서 전체적으로 시들시들하게 된다. 목이 마른 줄 알고 안타까운 마음에 볼 때마다 물을 주면 상태는 더 악화된다. 가뜩이나 숨이 막히는 뿌리 끝의 흡수 세포가 물기에 의해 완전히 차단되어 버린다. 그러면 서서히 썩어간다.
뿌리가 썩어가면 잎과 줄기도 낙엽이 지면서 비실거리게 된다. 식물은 지상부(Tree)와 지하부(Root)의 비율인 "T/R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본능의 지배를 받는다. 때문에 뿌리가 상하면 잎과 줄기도 스스로 규모를 줄여야 하고, 반대로 가지치기를 강하게 하면 스스로 뿌리 조직을 고사시켜 죽인다.
가령 수목을 이식할 때 굵은 뿌리까지 절단해 분을 뜨게 되는데, 이 때 지상부의 가지치기를 해주지 않고 심으면 T/R 비율이 맞지 않아 몸살을 하게 되고, 심하면 나무 전체가 고사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시 초점을 분갈이 쪽으로 옮겨보자. 분갈이는 새로운 흙으로 바꾸어 주거나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시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분갈이를 하지 않으면 화분 안에서는 어떠한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우선 물을 줄 때 마다 흙속의 작은 입자들은 밑으로 밑으로 가라앉게 된다. 특히 진흙 성분의 미세한 입자들이 문제가 된다. 화분 안에서 서로 엉겨 붙어 흡사 돌덩이처럼 굳어진다. 당연히 공기가 스며드는 통기성이 나빠지고 배수에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공 흙보다 자연 흙의 경우가 더 심하다.
아울러 물을 줄 때마다 미세한 흙입자 뿐만 아니라 흙속의 영양소들도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물구멍으로 배출된다. 실제로 물에 잘 녹는 화학비료의 경우도 거의 절반 이상은 밑으로 흘러나가 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토양이 척박해지는 이른바 "비절(肥絶)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래서 화분에 넣어주는 비료의 경우는 서서히 녹는 "완효성" 알갱이가 좋은 이유이다.
그러면 분갈이를 해야 하는 시기를 어떻게 가늠하면 될까? 가장 간단하게 화분 물구멍 밖으로 뿌리가 삐져나오기 시작하거나, 아래쪽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물을 주면 가지들이 오히려 힘없이 쳐지는 느낌이 오는 시점이라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갈이는 봄과 가을에만 해야 하는 것로 알고 있지만 장마철이 가장 좋으며,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수시로 해도 무방하다. 물론 개화 직전이나 직후는 피하는 것이 좋다. 분갈이의 주기는 초화의 경우는 1~2년, 나무의 경우는 2~3년이 바람직하다. 물론 관음죽이나 대나무야자 같은 일부 관엽식물은 5년 이상 분갈이를 해주지 않아도 잘 버티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분갈이를 하는 방법은 두가지 케이스로 나뉜다. 하나는 좀 더 큰 화분으로 옮길 때이고, 다른 하나는 동일한 화분에다 흙만 갈아주는 경우가 그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아주 간단하다. 분을 빼내어 그대로 옮겨 심고 주변에 새 흙으로 채워주면 된다. 이 때는 채운 흙과 뿌리가 잘 밀착되도록 물을 흠뻑 주는 것이 좋다.
후자의 경우가 좀 까다롭다. 그대로 심을 수가 없기 때문에 부득불 흙을 털어내야 하고, 이발할 때 머리 다듬는 것처럼 뿌리를 정리해 준 후 다시 심어야 한다. 뿌리가 잘려나갔으므로 물론 몸살을 할 수밖에 없다. 뿌리 조직이 재생되어 새로운 흙의 냄새를 말아 뻗기 시작할 때까지는 물을 주면 오히려 독이 된다. 직사광선도 해롭기 때문에 반그늘로 옮겨주고 잎에는 스프레이를 뿜어주어 습도를 올려주는 것도 기력 회복에 좋다.
또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관상용 나무의 경우이다. 화원에서 들여올 때 속칭 "뿌리돌림"이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인 경우가 더러 있다.
이 때는 성급하게 분갈이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뿌리가 제대로 뻗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흙에 적응하려면 몸살을 심하게 할 수 있으며, 자칫 보약을 먹이려다 작별하는 수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그대로 키우면서 지켜보다가 뿌리가 밑으로 삐져나온다 싶을 때 분갈이를 해주는 것이 안전하다.
사족으로 분갈이 시에 주의해야 할 것이 또 하나 더 있다. 사이즈가 큰 화분의 경우 분을 빼내려면 쉽지가 않다. 화분 벽면과 뿌리가 유착되어 그냥은 빠져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는 일단 화분 가장자리를 끝이 넙적한 쇠꼬챙이로 쿡쿡 쑤셔서 분과 화분벽을 분리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화분을 옆으로 눕혀놓고 살살 빼내야 한다. 자칫 무리하게 잡아당기면 줄기에 치명상을 줄 수도 있다.
각설하고 이처럼 번거롭고 주의할 점도 많으니 "내는 귀찮아서 몬하겠다"고 포기해 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갈이를 해주고 나서 식물들이 탱글탱글해지는 모습을 몇 번 경험해 보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은근히 중독에 빠진다. 여차하면 분갈이로 해결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자 보면 자신도 모르게 허리에 무리가 간다.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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