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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의 마음 - 설춘화(겨울을 이겨낸 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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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의 마음 - 설춘화(겨울을 이겨낸 꽃)

Guanah·Hugo 2025. 3. 16. 20:27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바람에 가냘프게 떨고 있는

노란 마음에 물든

색동저고리 기어 입고


봄나들이

봄맞이 나서고

동네 곳곳 마실 떠돌다

부끄러움에 살포시 고개 내민

외딴섬의 마음을 지니고 태어난

꽃다지 꽃


어떻게 바라보아야

너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어떻게 사랑을 해주어야

너의 마음을 위로해 줄까


아득히 먼 님 소식은

까마득히 들려오지도

바람의 느낌도 알 수가 없는데


세월이 얼마나 흘러야

너의 모습을 잊히고


세월이 어떻게 멈춰야

너의 마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아직도

나의 눈엔

지난 설경의 마음들로

하나 가득 한데

 


이 길을 걷고 또 걷자니

눈물이 앞을 가려

떠나갈 수가 없더구나


돌담 기슭에

애처로이 힘겹게 한 햇살에

의지해온 지난 나날을


어떻게 살아 버티어 온

인생인데


모두가 기억하고

하루하루 이겨낸

내일의 희망을 안겨줄 너를

이 시대의 진정한

꽃다지 꽃의 일생이로세


낮은 게 미덕이라며

어느 누구 하나

바라보지 않는


이 투박한 정서를 외면한

지나는 이 없는 이 들녘에

홀로 핀 외로움은


기나긴 지난겨울의 태동을

일찍이 알리기 위한

인내의 꽃이 아니면

무엇이랴 부르리


매서운 찬바람 불어

돌틈에 나지막이

피어난 꽃다지


자세히 보아도 꽃이 아닌 듯이

더 자세히

더 낮게 들여다보아야

네가 꽃인 줄 아는

나는 너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진정


흰 겨울의 끝자락

들녘 돌담 사이사이

이름 모를

꽃처럼 살아가야만 하는


너의 마음이 촛불일 때

나의 마음은 타들어가는 심지

꺼져버린 마지막 촛불 아래


그제야 바람 앞에 등잔불 되는

나의 마지막 심지에

나는 너의 이름을 불러본다


봄맞이 꽃 설춘화

너의 이름은 꽃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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