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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시인의 첫 시산문집 : 『감정 많은 사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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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하 시인의 첫 시산문집 : 『감정 많은 사람』

Guanah·Hugo 2025. 2. 16. 08:31

출처 :  커피통 2019' 호반인문학 | BAND

 


시인 박용하는 말합니다.
시도 아니고 산문도 아닌,
시일 수도 있고 산문일 수도 있는,
시와 산문의 사생아 같은,
시산문을 쓰고 싶었다고......

그리고 마침내 세상에 나왔습니다.




박용하는 서럽다 / 박제영



오빈리에 스스로를 위리안치한 까닭을 모르듯
끝내 그의 생을 온전히 알지 못하겠지만

박용하는 최악을 다해 쓸쓸한 인간이고
인간적인 것을 거부하면서 쓸쓸해지는 인간이다

​그는 아무것도 아니어서 서러운 인간이고
동쪽이 그리워 서쪽을 서러워하는 인간이다

그는 개를 싫어하면서 개를 서러워하는 인간이다
그가 개를 서러워하는 것은 언제 물지 모르기 때문인데
그런 까닭으로 또한 인간을 서러워하는 인간이다

서러워서 쓸쓸한 그는 쓸쓸하니 서러운 위악의 시를 쓴다
​그의 위악과 쓸쓸함과 서러움은 모두 인간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런 까닭으로 그는 무한하면서 유한한 시인이다

- 『사랑은 끝말잇기와 같아서』 (천년 후에 나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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