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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에서 보낸 28일(글 : 로랑 발레스타, 사진 : 로랑 발레스타)

Guanah·Hugo 2024. 12. 3. 06:58

출처 :  [해저에서 보낸 28일]-내셔널지오그래픽매거진

 

[수심: 78m]
마르세유 앞바다에서 흰줄꼬마도화새우가 군체를 이루고 있는 검정해송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

검정해송은 검은색 골격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지만 녀석의 생체 조직은 흰색이다.

몸길이가 약 10cm인 흰줄꼬마도화새우는 서로 더듬이를 갖다 대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지중해에 사는 녀석들의 뱃속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발견됐다.

 

[0m]
바지선 위에서 로랑 발레스타(맨 앞)와 그의 동료들은 5m²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했다.

해치를 열면 잠수종으로 바로 연결됐고 곧 심해에서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발레스타를 포함한 탐사대는,

날마다 지중해 해상의 바지선 위에 마련된 가압 캡슐에서 잠수종을 타고 해저로 내려갔다.

프랑스 카시 앞바다의 수심 68m 지점에서,

지중해돌대구가 산호말류에 의해 생성된 암초 주변을 살피고 있다.

 

[104m]

탐사대는 카시 앞바다에서 암포라 수백 점이 있는 지역을 살펴봤다.

이 항아리들은 고대 로마의 난파선에서 나왔다.

나무로 된 선체는 부식됐지만 화물칸에 있던 점토 항아리들은 여전히 지중해 바닥에 흩어져 있다.

잠수부들은 스쿠버 장비를 착용한 덕분에 잠수종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훑어볼 수 있었다.

 

[3m]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승조원 세드릭 젠틸이,

잠수종의 수직 통로 바로 옆에 있는 바지선의 평평한 바닥에 발을 댄 채 거꾸로 떠 있다.

탐사대는 가압 캡슐과 잠수종 내부의 압력을 해저와 동일하게 유지함으로써,

잠수와 잠수 사이에 감압을 시행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었다.

JORDI CHIAS

 

[68m]

발레스타는 마르세유 앞바다에서 진행한 첫 잠수에서 보기 드문 장면을 목격했다.

바로 한 쌍의 대서양줄꼴뚜기가 서로 촉수를 휘감으며 우아하게 짝짓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은 수컷이 밑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20m]

프랑스 니스의 유명한 해안 지구 프롬나드데장글레 연안으로부터 멀지 않은 바닷속에서,

대서양통구멍이 진흙 속에 몸을 숨긴 채 먹잇감을 향해 달려들 기회를 엿보고 있다.

몸길이가 보통 30cm가 안되는 이 물고기는 지중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68m]

카시 앞바다에서 붉은뿔산호 가지에 붙어 있는 새우의 위장술이 영 어설퍼 보인다.

아마도 녀석은 평소에 이곳에 살지 않는 듯하다.

가칭 산호숨이새우라고 불리는 이 녀석은,

보통 자신이 숙주로 삼는 산호의 색깔에 맞춰 다양한 색깔을 띤다.

녀석의 몸길이는 2.5cm 미만이다.

 

[55m]

포르크로섬 앞바다에서 만난 유럽황아귀의 정면 모습을 담은 이 사진을 통해,

녀석의 압도적인 크기와 인상적인 위장술,

험악한 얼굴 한가운데에 돌출돼 있는 기다란 미끼 같은 구조를 볼 수 있다.

녀석은 이를 휘휘 흔들어 먹잇감을 유인한다.

 

[78m]

북대서양과 지중해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은,

야광원양해파리라고 알려진 이 해파리를 보면 그 즉시 달아난다.

녀석들의 촉수와 온몸은 자세포로 뒤덮여 있다.

하지만 라시오타 앞바다에서 만난 이 녀석은 검정해송에 찔려 몸이 마비가 된 상태였다.

 

[78m]

마르세유 앞바다의 한 암초에서,

붉은쭈굴감펭이 몇몇 흰줄꼬마도화새우를 집어삼키고 있다.

홍조류 및 다른 생물들에 의해 만들어진 ‘산호를 생성하는’ 암초는,

지중해 심해에서 생물다양성이 손실될 위기에 처한 곳 중 하나다.

 

[125m]

몸길이가 약 15cm인 대주둥치는 어둑한 곳에서도,

앞을 잘 볼 수 있게 해주는 큰 눈과 새우나 고둥을 빨아들이기에 적합한 기다랗고 이빨이 없는 주둥이를 갖고 있다.

녀석은 세계 곳곳의 진흙투성이 해저 부근에서 서식한다.

 

[72m]

자줏빛 개오지가 붉은뿔산호로 숨어든다.

지중해에서 빽빽한 숲을 이루며 자라는 붉은뿔산호는 다른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수온 상승과 외래 조류의 침입으로 녀석들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다.

 

[68m]

또 하나의 해저 생물인 달고기는 입을 크게 벌려 작은 물고기나 갑오징어, 새우 등을 집어삼킬 수 있다.

반대로 녀석은 코트다쥐르의 식당들에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재료다.

많은 식당의 상호명에 달고기의 프랑스 이름인 ‘생피에르’가 들어가 있다.

 

[95m]

‘흔히 볼 수 있는 지중해곰치는 수줍음 때문에,

어둑한 심해로 내려가 짝짓기를 한다’고 발레스타는 적었다.

그는 라시오타 앞바다에서 이 한 쌍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다.

녀석들은 잠시 서로를 응시하더니,

미끈미끈한 몸을 상대방에 휘감은 후 수중에 정자와 난자를 배출했다.

 

[130m]

탐사대는 일반적으로 더 깊이 내려갈수록 더 큰 생물을 봤다.

개복치는 가장 육중한 경골어류에 속하는데,

사진 속 이 녀석의 경우 몸길이가 약 2m에 달한다.

녀석은 밤에는 종종 수면 위로 올라오곤 하지만,

하루의 대부분을 심해에서 보낸다.

아마도 깊은 바닷속에 먹잇감이 더 많은 데다 녀석을 방해하는 요소가 더 적기 때문인 듯하다.

 

사방이 거의 육지로 둘러싸여 있는 지중해는 대서양과 해수 교환이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해저의 대부분이 아직 탐사되지 않았다.

사진작가 로랑 발레스타와 그의 동료들은 한 달 가까이 바지선 위에 마련된 가압 캡슐 속에서 지냈다.

바지선은 마르세유와 모나코를 왕복하며 550km 넘게 이동했다.

탐사대는 21군데 지점에서 최대 142m 깊이까지 잠수했다.

그들은 강렬한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 순간들뿐 아니라,

인간의 활동이 남긴 극명한 흔적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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