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觀我Story
삼악산 가는 길에서(1) - 옥녀담 본문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삼악산 깊고 깊은 협곡을 지나
이 십리길 계곡 길 따라가다 보면
저 멀리 아득히 들려오는
산사의 늙은 스님의 독경소리에
가을의 향연은 시작된다
저마다 가을을 시샘하듯
뽐내는 자태에
설악산 만불상 건너온
삼악산 기암절벽에 피어난
우뚝 히 서 있는 낙락장송의 모습은
아득히 저버릴
떠나시던 옛님의 사랑이야기
설악산에 십 이선녀 내려와
팔색조의 열두 마음을 둘 길이 없다면
삼악산 계곡 등선폭포 물줄기에
옥녀담에 담은 한마음을 두었으니
나는 이곳 첫 길을 열어둔
안개에 휩싸인 관문을 지나
삼악문 두드려 보리니
가히 이곳을
그냥 스쳐 지나는 이 있다면
지나지 않는 이를 붙들어
천하 절세가인 황진이의
빼어난 수렵 협곡의 비문의 문을
보지 못한다면
모르리 정말로 그대는 모르리
천하 요새의 수문장이 이곳이
되리라는 것을
사이사이 떨어지는
계곡의 청련淸漣한 물소리에
잠시 속세의 마음을 내려놓나니
가을빛에 타들어 떨어져 간
유수한 세월 탓에 움푹 파인
노모의 깊은 정은
옥류담에 머무는 마음을 두었으니
유유히 계곡물 따라
여기저기서 떨어져 흘러내리는
낙엽들의 뱃놀이 패에
태초의 고동이 울린다
저마다 떨어지는 마음들과
저마다 떠내려가는 마음들과
저마다 머무는 마음들이
하나 되는 이곳에서 나는 살리
나는 삼악산 오르는 길에
한마음을 두기로 하였으니
그 마음이 곧
빛바랜 사연 하나
서로 달리기 경쟁하듯
계곡에 떠내려와
잠시 시름을 이마에 훌치던
낙엽 한 장이
내 마음에 닿는다
어느덧 정상에 다다를 때쯤
저 멀리 떠도는 운해 물결 속에
들려오는 낯익은
날 부르는 님의 목소리
아직도 나는
너를 사랑해
'관아觀我Guanah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림포스 12신(Twelve Olympians, ─十二神) (0) | 2024.10.14 |
---|---|
삼악산 가는 길에서(2) - 그리운 마음 (0) | 2024.10.14 |
블러를 이용한 흐림 (0) | 2024.10.12 |
여신, 무사이(Muses) (0) | 2024.10.12 |
낙엽이 떨어지는 건 - 다음 생을 위한 연습(산죽의 일생) (0) | 2024.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