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nah 觀我 Story

만리포 사랑 - 천리포 사랑 본문

관아觀我Guanah Story

만리포 사랑 - 천리포 사랑

Guanah·Hugo 2024. 8. 2. 17:59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백리포 바닷가 

물새 우는 언덕에

내 사랑을 가로채 가는

외로운 작은 물새 한 마리




바람에 잊힌 듯 떠나간

못다 이룬 백일 간 사랑



백일홍의 못 미더운 마음 하나

이곳에 너와 나는

꽃 한 송이 피워 내는 

백리포 사랑 마음 하나 간직하였다



저 바다가 춤추는

등대 불빛이 아른거리며 비추고

수평선 끝에 들려오는

아득한 파도 소리는



내 어릴 적

어머니가 들려주시던

옛이야기 자장가 소리에

스르륵 잠이 들면 



그리운 나의 어머니 

당신이 주신 사랑의 면역력으로

이제껏 한 사랑을 위해

다가갈 수 없는

뭍의 사랑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랑아 사랑아

꿈결 속의 파도야

내 꿈은 저 멀리 갈매기가 가져가

수평선 끝에서 다시 날아오른다



일찌감치 다가오다 사라지는

바닷가 바위섬 포말 되어

떠난 사랑은 

내 그리운 사랑에

추억의 소환을 부른다



다음 사랑을 이어 주는

너와 나는 천리포 사랑



떠나간 사랑

떠나온 사랑


떠나갈 사랑


외딴섬 갈매기가 물어다 준 기억에

기다려온 참사랑은

이곳에서 모세의 기적에

나는 이루지 못할 견우직녀성의 

베가와 다시 만난다



천리포 해변가

부서지는 파도의 마음이여

천일 간의 사랑을 품어라



이곳에서 나는

그대와 천일야화의 꿈속을 거닐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소리에

첫사랑의 시름을 잊지 못한 채

섞인 상처 고름 짜내듯 하니



나는 아직도

십리 발길도 떼지 못한 채

저 바다가 부르는

사랑타령을 불러 모은다



바닷가 불어오는 해풍에

내 마음은 너의 마음에 쩌들어가는

어느 청어의

고기 밥상 위에 얹혀놓은 

갈매기 떼들과의

치열한 전투를 치른 후



그대와 나는 이곳에서

마지막 남은 살점 하나와

우리들 사랑의 배고픔이 남긴

백리를 지나 천리를 지나야 할 사랑

십리도 못 갈 사랑에

너와 나는 이곳에서

최후의 만찬을 즐긴다



마음 아파오며 저며오는 

만리포 백사장에서

아직도 떠나지 못한

어느 난파선 위에 깃발이 되어

비상의 날개를 꿈꾸는 갈매기의 위상을



언젠가 떠날 출항 채비에  

우리에게 남겨진 마지막 초라한

가슴 미어진 사랑을 위해

갯바위에 부딪혀  떠나온

어느 이름 모를 일곱 번째

파도가 부르는 파도 소리를 

기억해야 한다



자 너와 나는 뭍과 섬에서 만나

산산이 부서져 한 몸이 되어가는

처절한 격랑의 몸짓을

이곳 만리포 해변에서 사랑을 나누자



해풍에 바짝 마른 뜨거운 태양아래

쩌들어 가는 사랑을

나는 그대와 머나먼 항해의

마도로스의 사랑을 꿈꾼다



천리포 백사장 닭섬의 외로움

저 파도 소리를 대신하며

갈매기들의 고향이 되어버린

하루에 두 번 닭이 울어야 하는 사연을

익히 알아가기 위해서는



물때에 밀려왔다 밀려가는

쓰라린 그날의 살과 마음이 맞닿는

시계 공간을 넘나드는 사랑에



우리의 몸짓은 그렇게

모래와 파도가 섞이는 몸부림에

하나가 되어가는 너와 나는

이곳에서 다시 만난다



뱃길 넘나들지 못해 떠나지 못한

어느 외로운 배 한길의 깊이도

지나지 않는

아우라지 처녀 뱃사공의 마음처럼



우리는 어디에서 왔을까

어디로 떠나가야만 하였을까



파도가 친다

파도가 찬다

파도가 슬프다

님 기다리는 마음 되어 울어 지친다



윤슬에 젖어드는 사랑

고운 백사장에 빛나던 사랑

모래알 밀알 속

알알이 부서진 파도가

또다시  밀려온다



산산이 부서지는

작은 모래성의 사랑

야속한 파도여 

그날의 너와 나의  믿음은

어디로 떠나갔는가



파도에 넘실 넘실 넘나드는

사랑의 돛단배여

울렁울렁 치는 저 바닷가에

우리의 사랑에 천일홍의

꽃을 피우면 사랑의 진실의 꽃도

피어날 거라는 마음을 던져주오



만리포에서 

사랑을 애태우랴



그래도 나는

이곳 멀리까지 너를 반겨오니

이왕이면

백리포에선 맺은 인연일랑

맺은 사연을

천리포에서 맺은 우정은



만리포에서 해당화가 곱게 피어나는

잊히지 않는 사랑을

나는 원합니다



십리도 못 가서 발병될 사랑을

만리장성의 공덕에 성채의 위엄도

한낱 이곳에 오면 파도 바람에 씻기어

순수한 노스탤지어의 꿈은



만리포 사랑의 은빛 백사장에

밀물이 되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소라껍데기의 귓전에

뱃고동 소리가 들려오면

석양을 바라보는 만리포에

언제나 그대가 서 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