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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파종에 대해 몰랐던 것들...(1) 발아의 조건

Guanah·Hugo 2023. 11. 27. 18:06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만약 당신이 "씨앗을 심는다"는 표현을 쓴다면,

파종에는 왕초보임을 인정해야 한다.

씨앗을 심는 것이 아니라,

뿌리는 파(播, 씨 뿌릴 파) 것이기 때문이다.

심는다는 것은 곧 흙을 덮었다는 말이며,

그것도 넉넉하게 1cm 이상은 덮어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씨앗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까?

우선 두툼한 흙이불을 덮어쓰고 있으니 빛을 볼 수 없다.

놀랍게도 습도와 온도가 맞더라도,

빛이 없으면 발아 자체가 안 되는 "광발아성" 씨앗들이 의외로 많다.

 

크기가 0.5mm 이하의 미세한 씨앗들은,

거의 모두가 그러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씨알이 그 보다 더 크더라도,

흙을 덮어서는 안 되는 녀석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

씨앗 자체에 저장되어 있는 에너지원(녹말)만으로는 부족해,

빛에너지의 도움을 받아야,

발아메커니즘을 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빛을 보여주면 오히려 발아가 안 되는 청개구리 같은 녀석들도 있다.

이른바 "암발아성"의 씨앗들이다.

그렇다고 흙을 두텁게 덮어서 빛을 차단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발아가 되더라도,

새싹이 무거운 흙을 밀어 올리며 고개를 내밀려면,

너무 힘겹기 때문이다.

어두운 그늘로 옮기거나,

신문지 등으로 덮어 빛을 가려주어야 한다.

 

뭐가 그리 복잡한 지 골치 아프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고맙게도 나머지 상당수(전체의 약 65%)의 씨앗들은,

빛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고 발아가 되는,

"무감광성(無感光性)"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빛 차단 여부와 흙 덮기(복토)에 대해,

그동안 별생각 없이 파종을 했어도,

몇몇 씨앗은 발아에 성공했을 수도 있다.

운 좋게도 · · · ^^

 

식물의 씨앗 내부에는 고성능 센서(sensor)가 내장되어 있다.

습도 - 온도 - 빛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해,

발아 메커니즘을 작동시킨다.

인간은 감지하지도 못하는,

0.1도의 온도나 습도 변화 그리고 1룩스의 빛 변화까지도 예리하게 포착해 낸다.

농사와 직결된 24 절기가 신통하게 잘 들어맞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발아의 조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보다 습도이다.

사막의 식물들조차도 씨앗을 싹 틔우려면,

수분 공급이 필수적이다.

아침 이슬이 그 역할을 해주는데,

짧은 시간만 습도에 노출되더라도,

발아가 시작될 수 있게끔 씨앗의 구조가 설계되어 있을 뿐이다.

 

어쨌든 모든 씨앗은 일정량 이상의 수분이 씨앗 내부로 공급이 되어야,

비로소 발아가 시작되고,

여기에 적당한 온도가 받쳐주고,

때로는 빛도 가미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발아의 "필요조건"은 습도이고,

온도와 빛은 "충분조건"인 셈이다.

 

그런데 수분의 공급에 있어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반드시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씨앗과 접촉해 있는 흙이,

1시간 이상 마른 상태가 되지 않도록 유지해 주어야 한다.

온도와 빛은 밤과 낮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지만,

습도는 발아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끊김 없이 유지되지 않으면,

씨앗은 또다시 수면 모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발아의 성공 여부는 수분의 공급 즉,

물을 어떻게 주느냐에 절반 이상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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