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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龍膽) 이야기

Guanah·Hugo 2023. 9. 14. 07:08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가을꽃들이 하나둘씩 감추는 만추의 스산한 날씨에도,

청보랏빛 옷깃을 꽃꽂이 세우고 초겨울까지 꿋꿋이 버티고 있는 녀석이 있다.

당찬 모습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애잔한 느낌도 주는 묘한 분위기의 들꽃이 있다.

겨울을 대비해 양식 모으기에 마음이 급한 벌레에게 밀원을 열어주고 따뜻한 잠자리까지 제공한다는 착한 녀석이 있다.

용의 쓸개라는 묘한 이름의 용담(龍膽)이  그 주인공이다.

 

곰의 쓸개나 별주부전에 등장하는 토끼의 쓸개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용의 쓸개라니 무척 생소하다.

용도 본 적이 없거니와 그 쓸개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더 아리송하다.

 

사실은 그 맛이 쓰디쓴 뿌리가 귀한 약재로 쓰이는데,

그 효능이 너무 신통해서 어느 유식한 한의원이 붙여준 이름이 아닌가 추측된다.

 

< 칼잎용담 >

 

용담의 꽃잎은 끝이 별모양으로 갈라져 있지만,

아래쪽은 서로 붙어있는 이른바 "통꽃" 구조이다.

게다가 아래쪽이 약간 불룩한 통처럼 생긴 구조 때문에 햇빛을 받으면,

꽃의 내부는 아늑하고 은밀한 공간이 된다.

여기에 착목한 어느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숙"이라 칭하기도 했다.

 

< 비로용담 >

 

하지만 사실은 꿀을 찾아온 벌이 꽃 내부로 들어오면 입구가 닫혀버려,

어쩔 수 없이 꽃방 안에 갇혀 하룻밤을 묵어가도록 한다.

물론 용담의 전략적 목표는,

"확실한 수정"이다.

벌의 몸에 묻어 있는 다른 꽃들의 수술가루를 모두 털어놓고 가게 해 수정의 성공률을 높이려는 것이다.

 

< 덩굴용담 >

 

자손을 이어가려는 용담의 치밀한 전략은 또 하나 더 있다.

수술 5개가 먼저 나온 한참 후,

시차를 두고 암술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꽃가루로 수정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다른 꽃으로부터 가급적 다양한 유전자를 물려받아 예기치 못한 환경의 변화에도 생존할 확률을 높이려는 것이다.

 

< 진퍼리용담 >

 

물론 이러한 "타화수정(他花受精)"은 용담뿐만이 아니라,

다른 식물들도 흔히 구사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최근에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동물의 경우는 먼저 도착한 정자가 무조건 수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결정권은 난자가 쥐고 있으며,

나름의 기준에 근거해 정자를 선택한다고 한다.

 

< 흰그늘용담 >

 

유럽 알프스가 고향인 용담이 어떤 경로로 우리나라에 건너와서 정착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생지는 백두산에서 한라산과 울릉도까지 두루 걸쳐있다.

각각 자생지의 환경에 적응해 진화하면서 사촌과 육촌들이 여럿으로 늘어났다.

 

< 원예종용담 >

 

< 사촌들 >

 

- 용담

- 칼잎용담 (과남풀)

- 흰그늘용담

- 진퍼리용담

- 비로용담

- 덩굴용담

- 하늘용담

- 원예종용담

 

< (시계방향) 구슬봉이, 큰구슬봉이, 봄구슬봉이 >

 

< 육촌들 >

 

- 구슬붕이

- 큰구슬붕이

- 봄구슬붕이

 

< 이름만 용담 >

 

- 이끼용담

...........................

< 이끼용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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