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 - 아름다움이란?

출처 :  갈대의 철학 사진에세이 | BAND

 

 

그대가 진정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여기거든

무궁화 꽃이 피어날 때를

기억해 다오

빨갛게 피어났어야 했고

하얗게 피어났어야만  하는

그 마음의 사려심에 

경의적인 경배도 잊지를 말아 주오

하얗디 하얀 마음은

우리 겨레의

순수한 정체성의 귀로요

빨갛디 빨간 마음은

우리가 하나의 피로 맺은

겨레의 얼을 지닌 주체성의 회복이니

찬란하다 못해

찬연하게 피어났어야 할

운명을 지닌 채

이 강산 주저리주저리 맺힌

삼천리 방방곡곡 울러 퍼지는  

무궁화 꽃이 피어났을 때의 마음이

비로소

그날을 기다리기까지

 

한치의 흐트러진

네 모습 보이지 않고

뜨겁던 여름날 피어났어야만

하는 사연들을

찬바람 이는 가을이 오면

그 긴 겨울의 시작은

하얗게 내리는 설화에 피어나 맺힌

어느  병사의

못다 쓴 일기장에 떨구어진

눈물 한 방울의 의미가 주는 것이

곧

가을의 퇴색함이 주는 마음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오

산천야에 깊고 깊은

계곡 골짜기에서 부터 시작되어

물들어가는 네 마음이

비단 붉은 단풍의  마음이

그대 넋을 위로할

산천을 뒤덮을 하얗게 내리는

네 봉분 위에 내리는 눈이

네 마음의 전부를

위로해 줄 수가 없다는 것을

나 비로소

무궁화 꽃이 피어날 적에

그대들의 마음을  위로함을

이제야 부끄러워함을 탄식하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