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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이야기

Guanah·Hugo 2023. 2. 13. 22:54

출처 : 모야모 매거진 웃는소나무(두물머리)

 

생활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나무, 한 발 앞서 봄을 알리는 전령사, 누구든 추억의 장면에서 한 번쯤은 등장하는 버드나무 또는 버들.

버드나무의 학명인 Salix는 라틴어로 "물과 친하다"는 뜻이라 한다.

그래서 하천변이나 연못가는 물론 우물가에도 어김없이 한 그루쯤은 서 있었다.

버드나무의 왕성한 뿌리는 수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있다고 하니 더욱 그럴싸하다.

 

하지만 버드나무는 건조한 땅은 물론 차량 매연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도로변 가로수로도 많이 심었다.

문제는 봄철에 솜털처럼 사방으로 날리는 꽃가루(엄밀하게 말해 씨앗을 둘러싼 솜날개)가 가히 공해 수준이어서 최근에는 모조리 베어 내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심지어 능수버들의 상징인 천안삼거리조차도 몇 그루밖에 남지 않았다 한다.

사실 버드나무는 암수가 각각 따로 있는 "자웅이주(雌雄異株)"이기 때문에 솜털을 날리는 범인은 수정한 씨앗을 잉태한 암나무이고, 수나무는 애꿎은 희생양이다.

그래서 성차별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수컷나무만 선별해서 심으면 된다.

 

(버드나무 수꽃 / 암꽃 / 꽃가루)

 

버드나무(Salix) 집안에도 사촌 형제들이 여럿 있고 외양이 얼핏 비슷비슷하다 보니 종종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이 단골 논쟁거리이다.

다른 버드나무 종류들과는 달리 가지 전체가 길게 늘어지는 공통점은 있지만 품종이 엄연히 다르다.

새로 난 가지의 색깔이 다르고, 늘어진 가지의 무게감도 차이가 있다.

능수버들은 묵직한 느낌이지만, 수양버들은 가녀린 여인의 허리 같은 느낌을 준다.

능수(綾垂)는 비단을 늘어놓았다는 뜻이고, 수양(水陽)은 중국 수나라 때 건설한 양자강 운하 둔치에 심은 나무에서 유래했다.

 

(능수버들  vs  수양버들)

 

가장 흔히 접하는 갯버들은 말 그대로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자생한다.

엄동설한을 견디는 털모자가 흡사 복실 강아지의 모습을 연상케 해서 '버들강아지'라고도 부른다.

 

(갯버들)

 

줄기가 질긴 '키버들(고리버들)'은 껍질을 벗겨 농사도구 ''나 반짇고리 '고리짝' 같이 일상에 요긴한 가재도구들을 만들었는데, 이를 전업으로 하는 장인들인 '고리장이'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서열상 대장장이 - 옹기장이 - 백정 수준의 홀대접을 받아대나 뭐나 · · ·  

 

(키와 고리짝)

 

가지가 짧고 굵어 휘어지지 않는 왕버들은 수명이 수백 년 이상 간다.

왕버들 고목과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 낭만과 추억을 소환하는 명소들이 여럿 있다.

복사꽃 흐드러진 경산 반곡지, 물안개와 단풍빛에 잠긴 주왕산 주산지, 보랏빛 맥문동이 환상적인 성주 성밖숲 등이 그곳이다.

 

(경산반곡지  vs  주왕산주산지  vs  성주성밖숲)

 

이 밖에도 겨울눈의 모양이 호랭이 눈깔을 닮은 한국 특산의 '호랑버들', 줄기와 잎이 용트림하듯 구불한 '용버들'도 집안 멤버들이다.

 

(호랑버들  vs  용버들)

 

예외 없이 버드나무도 진화를 하고 있다.

꽃꽂이나 공예품 소재로 쓰임새가 늘어나고, 원예용으로도 개량되었다.

특히 '삼색버들(정명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무늬캐키버들)'의 경우는 꽃이 아닌 잎으로 봄 하단에서 눈길을 확 잡아 끄는 존재가 되었다.

 

< 삼색버들(화이트핑크샐릭스) >

 

<버드나무 집안 식솔들>

- 갯버들(버들강아지)

- 능수버들(Salix pseudolasiogyne)

- 수양버들(Salix babylonica)

- 왕버들

- 키버들(고리버들)

- 호랑버들(한국특산, 겨울눈 - 호랭이눈깔)

- 용버들(잎과 줄기가 용트림하듯 꼬임)

- 삼색버들(무늬캐키버들, 화이트핑크샐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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